北테러지원국 해제…비핵화 2단계 마무리 ‘급물살’

미국 정부가 11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정식 삭제함에 따라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하는 수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지난 1∼3일 방북한 미국의 6자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부상 사이에 합의된 ‘순차적 분리검증안’을 미국 정부가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수용함에 따라 가능해진 것이다.

미국은 지난 6월26일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을 공표했으며 해제 방침 발효에 필요한 최소 경과기간인 45일도 이미 지났기 때문에 이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서명으로 바로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이에 따라 북한은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조만간 6자회담 의장국에 미국과 합의한 검증 이행계획서를 제출하고 중국은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미간 합의를 6자 차원에서 추인하기 위한 6자 수석대표회담 등이 이달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내 6자회담의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 대선이라는 기한이 있다”면서 “비핵화 2단계를 종료시켜야 오바마든 매케인이든 미국의 다음 행정부에서 6자 프로세스가 이어져 가기가 쉽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적어도 미국 대선일(11월4일)전 6자 프로세스가 복원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6자회담이 열리면 검증의정서를 최종 확정하고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실제 검증 착수와 3단계 논의는 모두 미국의 차기 행정부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

북한과 미국이 합의한 검증방안은 ‘순차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그 방법은 ‘과학적이고 신뢰할 만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유 장관은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유 장관은 “우선 북한의 신고서를 중심으로 검증작업을 하고 이어 UEP(우라늄농축프로그램)나 기타 사이트(미신고시설) 문제 등은 한꺼번에 일괄적으로 할 수 없으니 순차적으로 하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안인 미신고 시설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론적으로 보면 (북미 협의 내용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강제사찰 개념하고 조금 다르게 돼있다”며 “IAEA는 소위 특별사찰이라는 개념이 있어 상대방이 동의 안 해도 사찰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6자 프로세스는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비핵화 2단계에서의 검증은 북한이 중국에 제출한 신고서 내용만을 대상으로 하고 미신고 시설이나 UEP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은 북한의 동의를 얻어서 추후에 할 과제로 남게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많은 논란도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북한과 합의한 검증방안을 실천하는 국면으로 넘어가겠지만 북한의 과거 핵활동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신고시설에 대한 검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적인 타협을 택한 부시 대통령이 다음 행정부에도 어려운 과제를 그대로 떠넘김에 따라 북핵 문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국제적 현안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그리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선택에 따라 5년 넘게 진행돼온 6자회담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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