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태블릿PC 달력, 김일성 생일 未표기…짝퉁 의심 증폭”








▲북한이 자체 생산했다고 주장하는 판형콤퓨터(태블릿 PC) 묘향’(左)과 안에 삽입된 달력(右) 사진. 달력엔 김일성 생일이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사진=설송아 기자

북한에서 자체 기술로 제작했다고 주장하는 ‘판형콤퓨터(태블릿 PC) 묘향’에 담겨 있는 달력에 김일성·김정일 생일이 표기돼 있지 않아 외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평제회사에서 나온 ‘묘향’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인데, 달력에 태양절(김일성 생일)·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이 표기돼 있지 않다”면서 “이들은 우리가 생산한 제품에 국가 명절이 표기돼 있지 않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삽입된 조선말사전에는 태양절 설명이 있지만 달력에는 미(未)표기 돼 있다”면서 “이에 따라 ‘외국 부품을 그냥 들여와 조립만 한 게 아니냐’ ‘외국 제품에 껍데기만 씌운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지속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묘향’은 바탕화면을 백두산천지로 설정해뒀으며 인터넷과 노동신문, 우리민족끼리 등 선전매체를 관람할 수 있는 아이콘 등 파일 열람 및 편집 기능, 사진·동영상 녹음·녹화, 음악재생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다만 문제는 애플리케이션 이름이 대부분 중국어로 돼 있고, 달력에 요일을 표시할 때 그동안 즐겨 사용했던 영어나 한글이 아닌 週日(일), 週一(월) 같은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우리가 만든 제품에 중국 글자로 해 놓은 것을 두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골탕 먹일 의도가 아니라고 한다면 기술이 떨어져서 ‘중국 프로그람(프로그램)까지는 바꾸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는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달력에 국가 명절을 넣는 작업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건데, 그렇게 하지 못한 건 실수로 보인다”면서 “때문에 일부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우상화에 있어서는 최고를 달리는 선전 공화국이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12만 개의 어휘를 수록하고 있는 ‘조선말사전’ 어플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군주와 전제정치, 세습과 인권, 시장경제, 서울, 평양 등을 검색해 보면서 역사와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인테리(지식인) 정도는 돼야 봤던 ‘조선말대사전’ 책자를 이제는 기계를 통해 볼 수 있다는 현실에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인권’ ‘시장’ ‘역사와 관련된 내용’ 등을 하나하나 검색해 보며 현실과 대조해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대학생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생들은 인민대학습당, 김일성종합대학 등 여러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료검색도 하고 있다”면서 “특히 메모리를 이용해서 외국서적을 비밀리에 보는 일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묘향’에 설치되어 있는 조선말사전 어플엔 평양은 들어가 있지 않고, 서울은 삽입되어 있었다. /사진=설송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