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탄부 아내들, 엄동설한에 길거리서 수백톤 석탄 수집?



▲북한 매체가 지난 2016년 11월 2일 전한 평안남도 2.8직동청년탄광 탄부들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노동신문이 5일 길거리 석탄을 수백 톤 수집해 나라에 바친 여성들을 ‘탄부 안해(아내)의 구실을 다했다’고 격려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라 석탄수출이 차단돼 인민경제에 혼란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 탄부 아내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 주목된다.

신문은 이날 ‘탄부들과 한 대오에 선 전투원들’이라는 기사에서 “얼마 전 2.8직동청년탄광 탄부 안해들이 수백 톤의 석탄을 모아 나라에 바쳤다”며 “당과 수령에게 끝없이 충실하고 조국과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쟁하는 그런 고상한 정신 도덕적 풍모를 지닌 인민은 없다”고 선전했다.

신문은 이어 “(직동지역 여맹원들이) 탄광초급당위원회를 찾아가 흘린 석탄을 모아 탄부들의 석탄증산에 이바지할 결심을 터놓았다”며 “탄부 안해들이 짬짬히 널려진 석탄을 모은 량도 대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수천 척 지하막장에서 생산 돌격전을 벌리고 있는 남편들의 모습을 볼 때면 탄부 안해들의 생각은 깊어만졌다”며 “한평생 나라의 석탄생산을 위해 장군님께서 바치신 로고에 탄부 안해의 구실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은이 대북제재로 야기되는 사회불안 해소 목적으로 탄부들의 아내를 독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2.8직동청년탄광이 평양화력발전소 연료생산 기지라는 점이다. 평양시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석탄을 바쳐라’라는 희생을 탄부 아내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실정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신문이 소개한 평안남도 2.8직동청년탄광지역은 대중 석탄 수출을 주로 해왔던 탄광이 집중된 곳이다. 그동안 국영 탄광 및 수백 개의 외화벌이 탄광이 활발하게 사업을 벌여왔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후 대다수의 탄광이 해체됐고, 탄부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국영에 속한 탄부들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 돈 1만 원에 불과한 탄부 월급으로는 시장에서 쌀 2kg 정도밖에 사 먹을 수 없었다. 이에 탄부 아내들이 식당 등 석탄 수출로 파생된 시장 영역에 종사하며 가정경제를 책임져 왔지만, 제재 여파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 소식통이 전언이다.

내부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대북) 제재 이후 돈벌이 수단이 끊긴 탄부 가정 사이에서 이혼 및 별거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아내들도 타 지역 먼 바다 양식장으로 돈벌이 하러 떠나고 있는 상황인데, 누가 석탄을 주워서 바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평안남도 직동지역에서 지난해 탈북한 이미영(가명) 씨도 “이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석탄을 이삭 주이하는 고생을 누가 하겠나”며 “하루 종일 석탄 자루를 들고 길거리를 다녀봐야 100kg을 얻는 게 고작인데, 바보가 아니고서야 누가 나라에 바치겠냐”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