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축구 외국감독 영입설…이번에는 트루시에 거론

축구에서는 ‘주체’를 안따지나?


북한축구를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 놓은 김정훈 북한 대표팀 감독에 대한 경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2002년 일본 대표팀 감독이었던 필립 트루시에 FC류큐 총감독이 북한 대표팀 사령탑으로 오를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정훈 감독은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취급받던 북한 축구를 세계무대에 올려 놓은 숨은 영웅이다. 본선진출 이후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출전국 숫자를 채우기 위해 남아공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우리는 강인한 정신력과 단합력이 있기 때문에 세계적 강팀들과 경쟁할 자신이 있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월드컵 본선 조 추첨 자리에 앉지 못했다. 스벤예란 에릭손 전 잉글랜드 대표 감독을 시작으로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 감독에 이어 트루시에 감독까지 하마평에 오르면서 그의 월드컵 본선행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굳어지고 있다.  


일본 스포츠 신문 ‘니칸 스포츠’는 17일 “트루시에 감독이 북한과 접촉했던 사실을 시인했다”면서 “그는 북한으로부터 공식제의가 들어오면 대표팀 감독 자리를 수락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니칸 스포츠’에 따르면 지난 14일 트루시에는 북한 입국을 시도했으나, 비자문제로 북한에 들어가지 못 하고 일본에 체류하며 북한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 감독이 이끌었던 북한 축구의 기본적인 전략은 밀집 수비를 바탕으로 안영학(前수원삼성)이 중원에 버티면서 홍영조(로스토프)와 정대세(가와사키)가 투톱을 이루며 ‘한방’을 노리는 것이다.


따라서 트루시에 감독이 북한 사령탑에 오른다 하더라도 선수비 후공격을 구사하는 북한 팀의 컬러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당시 터키에 1:0으로 몰린 상황에서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교체 투입할 정도로 수비지향적인 전술에 집착했다.


한편, 트루시에 감독이 북한 사령탑에 오른다면 그의 연봉과 대우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전례가 없다는 점 때문에 다른 감독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받을 가능성도 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시아 국가 대표팀 감독 중에는 핌 베어백 호주감독이 가장 많은 연봉(182만 달러)을 받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이 120만 달러, 허정무 한국 감독이 6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김정훈 감독의 연봉은 25만 달러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