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추수철 농장원과 보안원이 협력하는 일은?

북한 농촌에서 가을걷이가 시작됐다. 수해 복구도 미처 완료하지 못한 가운데 가을을 맞는 주민들의 일상은 밤낮없이 바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낮에는 농장일을, 밤에는 ‘식량 확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작물을 직접 수확하는 농촌에서도 먹을 것이 늘 모자라는 것이 북한 실상이다. 농장원들은 가을 수확 때를 이용해 이삭 줍기뿐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식량을 구해야 굶지 않는다. 


해마다 농사를 지어도 종자확보, 군대지원, 나라에서 받은 계획분 등을 떼이고 나면 정작 농장원들에게 돌아가는 식량은 거의 없다. 때문에 농장원들은 살기 위해 농장 곡식에 손을 댄다.


해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위원회는 해당 보안서와 협력, 마을마다 농작물 분실을 방지하고 도적을 잡기 위한 규찰대를 운영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경비병 열 명이 도적 한명을 당하지 못한다”면서 “가을에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해 먹고살기 힘들어 진다. 뼈빠지게 농사를 지어도 식량을 아예 분배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농작물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흔히 감자와 보리를 심는 고산지대에서는 야밤과 인적이 없는 곳을 선택하고 보릿단을 날라다 산속이나 개인 밭에 가져간다. 이러한 현상은 이삭줍기를 할 때도 나타나는데 이삭을 줍다가 주변에 관리원이나 농장원이 없으면 보릿단을 들고 숲에 들어가 이삭을 훑거나 낫으로 자르기도 한다.


또한 밤에 감자를 캐 산속이나 집에 가져간다. 농촌에서는 흔히 가을이면 감자밭 한두 개쯤 없어지는 것은 보통 일이다.


주민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년엔 굶어 죽는다”며 “도적질하다가 단련대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먹을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로 서로 위안한다고 한다.


특히 농작물 수확이 시작되면 농장관리위원회를 비롯한 보안원들의 감시가 심해지지만 감시가 아닌 ‘협력자’역할을 하기도 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관리위원회의 요청을 받은 규찰대도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농장원들과 짜고 농작물을 빼돌린다는 것이다.


탈북자 한용권(49)씨는 “양강도 백암군에서는 도적을 단속하러 나갔던 보안원이 도적을 감싸주어 자신도 이익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요즘은 보안원들도 배급이 안나와’하며 자기 몫도 챙겨 줄 것을 종용한다”면서 “더 안전하게 해먹으려는 농장원은 보안원을 끼고 당당하게 식량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한 씨는 “북한당국이 해마다 ‘한 알의 낟알도 허실하지 말고 걷어들이자’고 호소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이런 방침은 ‘쇠귀에 경읽기’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최근 당국이 새로운 경제관리 방침을 내린다고 하는데, 주민들은 보안원한테까지 배급이 나오지 않아 농장원 단속은 커녕, 서로 협력해 쌀을 빼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소셜공유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