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고인민회의 ‘민생경제’ 총력 재확인

북한은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1기 5차회의에서 민생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을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곽범기 내각 부총리는 보고에서 “올해 경제건설 분야의 중심과업은 이미 마련된 농업과 경공업의 토대에 의거해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고 인민경제의 현대화를 계속 힘있게 추진시키고 사회주의경제관리문제를 우리식으로 원만히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내각이 올해에도 농사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해 먹는 문제 해결에서 획기적인 전진을 이룩하며 중요 경공업공장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공장.기업소 생필품 생산기지를 잘 조성해 제품을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것을 강조했다.

올해 예산 지출과 관련해서도 농업부문에는 작년에 비해 8.5%, 경공업분야에 16.8%, 전력.석탄.금속공업과 철도운수 부문에 11.9% 늘린다는 계획이다.

북한은 또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이 끝나는 올해에 이 부문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과학기술 부문에 대한 국가예산 지출을 작년에 비해 무려 60.3%나 늘리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생산력을 높이고 경제발전을 이뤄나갈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발전 정책은 그동안 줄곧 내세웠던 일반적인 내용을 반복하는데 그쳤을 뿐 새로운 경제개혁이나 시장활성화 등을 위한 입법조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내각 총리를 박봉주에서 김영일로 교체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신임 김영일 총리는 해운대학을 졸업하고 육해운성에서 말단 지도원으로부터 출발해 교통부문 전반을 지휘하는 육해운상을 거쳐 북한 경제를 이끄는 수장에 올랐다.

그러나 육해운수 부문의 전문가인 그가 여러 경제분야 경력을 가진 부총리들을 제치고 총리에 오른 것은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핵실험 이후 ‘강성대국의 여명이 밝아온다’며 경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를 삼고 총력하고 있는 만큼 북한 지도부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차원에서 새로운 인물을 앉힘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박봉주 전임 총리는 2003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1기 1차회의에서 총리에 임명된 이후 3년반만에 해임됐다.

박 전 총리는 농업자금의 유류구입자금 전용 등으로 검열을 받으면서 작년 6월부터 공식활동을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월 평양에서 열린 제20차 장관급회담에 참석한 남측 대표단을 위해 만찬에서 환영연설을 했으나 결국 현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북한은 또 이번 회의에서 2005년 10월 사망한 연형묵 국방위 부위원장의 후임에 김영춘 군 총참모장 겸 국방위원을 임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3월 제11기 4차 회의에는 불참하는 등 그동안 최고인민회의 정기회의 참석이 둘쭉날쭉했다는 점에서 작년 10월 핵실험 이후 부시 행정부와 핵문제 및 관계정상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6자회담과 2.13합의 등으로 기대를 모았던 핵문제나 대미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북한이 과거에도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조치들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발표하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마련될 때에는 언급을 삼가해 왔다.

한 대북전문가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새로운 조치나 핵문제에 대해 새로운 언급은 없었지만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경제부흥을 위한 북한의 노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