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고인민회의 뭘 다루나…키워드 ‘경제&후계’

9일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의 키워드는 크게 봐서 `경제’와 `후계’ 두 가지다.


화폐개혁의 후유증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현 경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그리고 `내정 2년차’를 맞은 김정은(김정일 국방위원장 3남) 후계구도의 기반을 어떻게 다져갈 것인지가 최대 이슈라는 얘기다.


물론 작년 예산결산이나 올해 예산안 확정과 같은 일상적 안건들도 다뤄지겠지만 정작 관심의 초점은 `경제와 후계’ 두 의제와 연관된 인사, 조직정비, 법령개정 등에 쏠려 있다.


◇`인민생활 향상’ 어떻게 반영될까 = 전년도 예산결산과 당해 연도 예산승인은 최고인민회의 정기회의에서 꼭 다뤄지는 의제다. 하지만 무게는 올해 예산안에 더 실려 있다.


해마다 신년공동사설에 기초해 예산안을 편성해온 만큼 “경공업과 농업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주공전선으로 지정한다”는 올해 공동사설 내용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는 이른바 `민생경제’쪽에 예산이 집중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폐개혁 이후 더 악화된 경제난과 식량난을 풀기 위한 후속 조치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하지만 정책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북한의 속성상 화폐개혁 이후 심화된 재화공급 부족을 우회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나올 공산이 크다.


외자유치쪽에 시선이 쏠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유명무실했던 라선 자유경제무역지역을 `특별시’로 지정하고, 라진항을 중국과 러시아 개방하는가 하면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통해 국가개발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등 거의 외자유치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조직.인사, `후계체제’ 모드로? = 북한은 작년 최고인민회의 12기 1차회의에서 국가 최고통치기구로 권한이 대폭 강화된 국방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김정일을 재추대함으로써 `제3기 김정일 체제’를 열었다. 따라서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대적인 인사나 조직개편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화폐개혁 이후 경제적 혼란 가중, 후계구도 기반강화 같은 `메가톤급 이슈’가 부상해 있는 상황이어서 그냥 조용히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 그런 조짐은 진작부터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 최근 남한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인민보안성의 위상과 권한을 대폭 강화해 인민보안부로 격상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처형한 만큼 국방위, 노동당, 내각 등에서 후속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후계체제도 중요한 변수이다. `내정 2년차’로 접어든 김정은의 주변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추종 인사들을 요직에 전진 배치할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정은 후계구도를 공식화할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나 이번에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화폐개혁 실패, 시장폐쇄 후 재허용, 식량사정 악화, 아사자 속출 등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3대 권력세습’을 밀어붙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원래 북한은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는 2012년에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따라 올해나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남 메시지’ 가능성 낮아 = 과거 핵 문제로 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을 때 북한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언급한 예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미국과 중국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섣불리 자기 `카드’를 내보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1998년 `제1기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최고인민회의에서 남북관계를 거론한 전례가 없다. 따라서 최근 남한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져 있기는 하나 남한을 겨냥한 `직접적 언급’이 나올 가능성의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단, 올해 6.15공동선언 10주년을 맞아 공동선언의 `우리민족끼리’ 원칙을 재강조함으로써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정도는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4월 초순 방중설’이 나돌아 동선이 불투명했던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할 것이 확실시된다. 행사 하루 전인 8일까지 김 위원장 쪽에서 특이 동향이 전혀 감지되지 않아 일단 `4월 초순 방중’은 물건너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지러운 민심을 다독이고 북한 내부의 통합을 이끄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행사 참석은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울러 불참할 경우 당장 터져나올 `건강이상설’도 김 위원장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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