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고인민회의 `김정일체제 강화’ 시도할 듯

북한이 예상대로 ’광명성 2호’ 발사 직후인 내달 9일 새로 구성된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를 열기로 함으로써 ’광명성 2호’ 발사와 이번 회의를 연계시켜 내외를 향한 정치적 효과의 극대화를 노렸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함으로써 ’김정일 3기체제’를 출범시킨다.

3기를 맞은 ‘김정일 체제’의 강화를 시도하고 2012년 ‘강성대국’ 달성 목표를 위한 희망섞인 청사진을 주민들에게 제시하는 데 이번 회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상이다.

김 위원장은 국방위원장에 재추대되면서 ’광명성 2호’를 실은 ’은하 2호’ 로켓의 ‘축포성’이 건강이상설과 후계불안론을 잠재워 자신의 건재를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0일 “중요한 것은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기 체제가 정상적으로 출발한다는 점”이라며 “북한은 김 위원장의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해 체제의 안정성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 밖에서 계속 거론되는 후계 문제 등을 의식해 김정일 중심체제 강화를 강조할 전망”이라며 “아마 회의의 70% 이상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대국’ 진입을 선언할 목표 연도가 3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지난해말부터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광명성 2호의 발사를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부흥’의 희망가로 주민들에게 선전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수 교수는 “회의 앞부분에 ‘인공위성’ 발사를 축하하면서 그 의의를 강조하고 앞으로 이 능력을 갖고 무엇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장밋빛 비전, 낙관적 전망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호열 교수도 “‘인공위성’을 회의 직전에 쏘아올리고 이를 상징으로 삼아 최고인민회의에서 과학기술 발전, 우주개발 전략을 뒷받침하는 결의를 내놓거나 북한 주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12기 최고인민회의와 김정일 3기체제는 2012년 강성대국을 완성하는 목표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권력구조의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당의 역할과 특히 경제부문의 발전을 강조한 만큼, 당의 역할을 좀더 강화하거나 경제발전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구를 개편하거나 새로운 기구를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며 “구체적인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1기의 경우 10기에서 만들어진 구조가 거의 그대로 유지된 반면 이번에는 기구개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의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 개정 전망에 대해 유 교수는 “국방위원회의 경우 이를 개편하려면 헌법도 바꿔야 하는데 과연 북한이 헌법까지 바꾸는 수준의 권력구조 개편을 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영수 교수 역시 “만약 개정이 있다 하더라도 시장경제와 관련한 부분개정”이 있을 것으로 보면서 “북한은 김일성 생일 100주년이 되는 2012년에 새로운 사회주의 헌법을 채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헌법을 개정한 1972년, 1992년, 1998년가운데 72년과 92년은 각각 김일성 주석의 환갑과 80세가 되는 해였고 98년은 김정일 위원장이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된 때였다.

이번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가 주목되는 점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주변 정세의 급변속에서 북한의 향후 대외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냐에 있다.

그러나 김영수 교수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그 자리에서 무엇을 변경하거나 민주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기구가 아니라 이미 결정한 사항을 최고인민회의의 권위를 빌어 추인.승인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우리의 국회와 차이가 있다”며 이번 회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최근의 대외 정세 변화를 반영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3년 열린 제11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에서도 당시 제2차 북핵 위기가 한창이던 시점이지만 이에 관해 새로운 발표는 없이 회의 전에 나왔던 북한 외무성의 입장을 추인하는 게 전부였다.

이에 따라 남한에 대해서도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남한에 전가하고, ’전면 대결태세’를 선언한 북한군 총참모부의 성명 등을 추인하는 정도의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2003년 11기 첫 회의 때는 남한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 대해 박형중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은 전반적으로 “아마 경제문제를 강조하면서 보수적 입장에서 내부를 다지는 정치적 수사나 발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 위원장의 국방위원장 재추대와 ‘인공위성’ 발사를 한 데 엮어서 주민들의 총단결을 강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헌법상 최고인민회의는 국방위원회 등 국가기구를 구성하도록 돼 있어 이번에 김 위원장을 재추대하는 외에 일부 국방위원에 변동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11기 때는 내각 총리가 교체되고 부총리도 일부 교체됐으나, 장관급을 비롯해 대부분 중앙기관 장들은 유임된 것처럼 이번에도 내각 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미 수개 내각 상(장관)들을 최근에 교체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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