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체제 붕괴시 韓美 병력 46만 필요”

북한 체제 붕괴시 한미연합군이 북한에 주둔할 경우 치안 및 안정유지를 위해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의 3배 규모인 46만 명 이상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의 민간 외교 단체인 전미외교협회(CFR)는 27일 ‘북한의 급변사태 대비(Preparing for Sudden Change in North Korea)’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김정일의 건강악화를 계기로 북한이 갑작스럽게 변화를 맞게 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보고서는 김정일의 후계구도와 관련, ▲김정일과 친인척들이 정권을 이어나가는 관리된(managed) 승계 ▲김정일 정권과 전혀 관계가 없는 새로운 정권이 북한에 들어서는 경쟁적(contested) 승계 ▲김정일 정권 이후 대다수 지지와 정당성을 확보한 지도체제가 성립하지 못해 과거 동유럽처럼 무정부 상태 혼란에 빠지는 실패한(failed) 승계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보고서는 이어 ‘경쟁적 승계’와 ‘실패한 승계’ 상황에서는 ▲북한 내 치안과 질서를 유지할 병력 관련 문제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통제하는 문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과 미국 등 관련국 사이의 갈등 등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붕괴될 때 미군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있는 곳을 추적해 북한 외부로 유출되기 전에 미리 확보해야 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지만, 중국 역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통제에 큰 관심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세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 내 치안과 안정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인구 ‘1천 명당 5~10명’의 병력이 요구된다며 북한의 인구가 2천300만 명인만큼 11만5천~23만 명의 군 병력을 한국과 미국 등이 충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미 국방과학원의 연구결과를 인용, 한 국가에서 저항운동이 발생할시 ‘1천 명당 20명’의 주둔 병력이 필요한 만큼 북한에 46만 명 이상(현재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의 3배를 훨씬 넘는 규모)의 병력이 필요하므로 한국군과 미국군만으로는 이런 급변사태에 대응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오바마 행정부에게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기 보다는 현재 김정일 정권의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국익을 위해 일방적인 행동이 필요하지 않다면 북한의 변화를 관리하는 데 있어 남한의 주도권을 인정해 주라고 권고했다.

또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다른 관련국들하고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에게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 미국의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남한과 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해 대비책을 잘 조율하라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과 오해 및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북한의 급변 사태와 관련해 조용한 대화(quiet dialogue)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전미외교협회 예방조치센터(CPA) 폴 스테어 국장과 과거 미국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부 북한 담당을 역임한 조엘 위트에 의해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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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