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청년들 자원입대?…“오히려 뇌물로 입대회피 골몰”

북한 당국이 최근 청년들을 대상으로 초모(招募·징집) 작업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입대를 회피하기 위한 ‘뇌물 작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하루에 130만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입대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상반된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전국 각지에서는 중학교 남녀 졸업생을 대상으로 ‘(인민)무력부(군) 초모’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면서 “마침 때를 기다렸다는 듯 도, 시, 군 군사동원부 부장, 부부장급 간부들과 지도원급 군관(장교)들은 저마다 돈벌이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자식을 위해서 거액의 돈을 들여도 상관없다는 부모 심정을 악용해 군종, 병종, 복무지역에 대한 가격을 정해놓고 돈을 요구한다”면서 “이렇게 뇌물을 갖다 바치면 군 초모생들의 신체검사표 조작, 입대문건 바꿔치기와 같은 각종수법이 거리낌 없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대에 어쩔 수 없이 갈 수밖에 없는 경우, ‘좋은 부대’로 배치될 수 있도록 돈을 찔러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요즘엔 평양시내 주둔부대, 무력부 직속 부대를 가장 선호하는 반면, 전연(前緣·휴전선 일대)과 건설부대는 절대 가지 않으려 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학부모와 동원부는 호위사령부, 통신부대와 같이 전투부대가 아니거나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국경 및 해안경비대에 대한 뒷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부대에 가려면 보통 500달러 이상 들어야 하고, 3, 7군단 같은 후방부대 역시 200달러 정도 써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마다 진행되는 봄철(4월) 초모는 만 17세 남녀 중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군 모집사업이다. 이들은 지역 군사동원부를 거쳐 최종 도(道)에서 신체검사를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뇌물이 지속적으로 오고간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신체검사에서 ‘불합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신체검사 동원 의사에게 500달러 정도를 줘야 한다”면서 “군대복무를 하더라도 영양실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평양시 주둔부대 혹은 벌방지대(들이 넓고 논밭이 많은 고장)에 보내기 위한 ‘뇌물작전’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되다 보니 든든한 배경이 없거나 돈 없는 집 자식들이 위험하고 영양실조로 유명한(?) 건설, 전연부대로 가야 된다”면서 “‘그래도 군대가 우리 집보다 좀 나을 것’이란 말로 부모들이 자식의 등을 떠미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초모대상 청년들 반응 관련 소식통은 “‘군복무는 사상의지 단련의 용광로’란 선전을 젊은이들은 ‘군복무 10년하고 오면 3년은 석기(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된다’ ‘10년 동안 썩다가 온다’로 표현한다”면서 “입대를 준비하는 자녀에게 부모들은 ‘어떻게 하든지 배곯지 말라’ ‘제발 영양실조에 걸리지 말라’는 이야기만 할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