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청년들 입대전 ‘이등병의 편지’ 합창”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中)”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성이면 군 입대전 누구나 한번쯤은 불러봤을 법한 ‘이등병의 편지’가 최근 입대를 앞둔 북한 10대들 사이에서도 이 노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7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지금 중학교 졸업생들에 대한 초모사업(신병모집)이 한창인데 입대자에 대한 송별식 모임이 뿐만 아니라 초모식 행사장 주변에서도 ‘떠나는 날의 맹세’라는 노래가 유행처럼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떠나는 날의 맹세’는 가수 고(故) 김광석 씨가 불렀던 ‘이등병의 편지’를 제목만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주민들은 이 노래가 한국 노래인지 모르면서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래 이 노래가 남한 가수의 노래를 제목만 바꾼 것 같다”고 말하자 소식통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정말 이 노래가 한국 노래가 맞느냐?”며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식통은 이어 “그 노래가 남한 노래라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면서 “군인들도 술자리에서 많이 부르기 때문에 남한 노래라는 것을 의심해볼 생각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이 노래는 지금 군대 가는 10대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되고 있다”며 “초모생 열차(입영열차) 환송식에서도 중학교 학생들이 선배들의 입대를 축하하며 합창을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사람들은 이 노래를 ‘칠보산 음악단’이 만든 노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가사가 서정적이고 우리와 잘 맞아 소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예술 분야에 종사하다 2007년 입국한 탈북자 정성운(가명) 씨는 “북한 ‘칠보산 음악단’은 노동당 대남사업기구인 통일전선부가 직할하고 있는 음악단으로 통하고 있으나, 그 실체는 정확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처음에는 통일전선부 산하에 ‘통일혁명당 음악단’으로 출발, 1990년대 초반 ‘한국민족민주전선 음악대’, 1990년대 중반에 ‘칠보산 음악단’으로 개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음악단이 한국의 유행가나 찬송가의 가사를 부분적으로 바꿔 녹음하면, 노동당 대남사업 분야에서 이를 한국에 전파하는 일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북한 노동당 대남부서들이 대남선전사업의 일환으로 시도 했던 일명 ‘노래가사 바꿔부르기’가 2000년대 이후 북한에서 외국영화·음악 들이 유행하게 됨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 노래가 급속히 확산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 사이에서 ‘칠보산 음악’으로 통하는 노래들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시장을 중심으로 칠보산 음악 CD가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가수 최진희 씨가 불렀던 ‘사랑의 미로’,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찬송가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네’ 등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칠보산 음악’으로 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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