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령’ 실천한 ‘실천연대’…대학가에 주체사상 전파

공안당국은 구속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의 지도부들이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지령을 그동안 수행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첩보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과 검찰 등 공안당국에 따르면 구속된 강진구 실천연대 전 집행위원장은 통일연대, 전국연합 등 통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2004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민화협 사무소장 리창덕 등과 만나 지령을 전달받았다.

그 내용은 ▲6·15공동준비위원회를 조속히 만들고 주도권을 통일연대가 확보할 것 ▲김일성을 본받아 대중 속에서 활동할 것 ▲김정일 정권과 북한인권 문제를 비판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황장엽을 응징하고 ▲탈북자 단체 활동을 중지 시킬 것 등이다.

특히 강 씨는 리창덕과 혼자 만나 “미군철수공대위를 빨리 조직하고 민권연구소를 통해 선군정치와 관련된 글을 쓰라”는 등의 세부적인 활동 지령을 받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강 씨는 이 같은 지침을 귀국 후 최한욱 집행위원장을 통해 실천연대 각 지역 및 부문 조직에 배포했고, 이후 실천연대는 이에 맞춰 강령을 개정하고 주한미군 철수 운동을 격렬히 전개하는 등 북한의 지령을 적극적으로 실천했다고 공안당국은 밝혔다.

또한 실천연대는 홈페이지에 핵심 조직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게시판인 ‘집행위방’을 만들어놓고 이곳을 통해 주요 지침을 하달하거나 이 같은 활동 내용을 공유해왔다.

이 게시판에는 컴퓨터 파일 및 사용 기록을 완전 삭제해주는 프로그램도 올라와 있었다. 공안당국은 실천연대 핵심 회원들은 중요 문서를 지울 때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복구가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언제 닥칠지 모르는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천연대는 대학가에도 침투해 북한의 사상을 전파했다고 공안당국은 강조했다.

실천연대는 작년 5~10월 ‘찾아가는 6·15학원’ 등을 통해 전국의 대학을 돌며 학생들에게 주체사상, 선군정치 등 북한의 사상과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론에 따른 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교육하는 한편 한총련 학생들을 대상으로 북한의 투쟁지침이나 혁명이론을 전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안당국은 이외에도 실천연대 활동가들이 자체적인 ‘보안지침’을 만들어 철저히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압수된 한 활동가의 수첩에는 “진행되는 모든 일정과 내용은 일체 비밀로 한다. 휴대전화는 반드시 집이나 학교에 숨겨놓고 온다. 학교, 학번, 이름, 고향에 대해 묻거나 답하지 않는다. 고속버스, 기차표는 현금으로 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외에도 이들 상당수가 대외적으로 가명을 사용해왔으며, 여러 장의 위조 학생증을 갖고 있었다고 공안당국은 밝혔다. 또한 최근 법원노조 직원이 수사 정보를 열람하다 적발된 뒤 이들의 활동에도 변화가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실천연대 최한욱 집행위원장이 올해 4~7월 독일에 있는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7차례에 걸쳐 북한 노동신문 사설 등 문건을 이메일로 전달받았지만 법원노조 직원에 대한 수사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갑자기 중단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에게 도끼가 든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구속된 한총련 출신의 김 모 씨도 주도 면밀한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6년 12월 얼굴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장갑까지 착용한 채로 광화문 우체국을 찾아가 소포를 부쳤고, 돌아가는 길에도 일정한 목적지 없이 지하철과 버스를 16차례나 갈아타며 다음날 새벽이 돼서야 숙소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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