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소개비를 받고 적당한 결혼 상대를 알선해주면서 혼인까지 성사시켜주는 전문적인 중매업자가 등장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점점 자식들의 미래에 무척 신경을 쓰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혼인을 연결시켜주는 매파(媒婆)가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면서 “주로 간부들과 잘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상자에 따라 매파들이 받는 소개비가 다르다. 부의 수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뜻으로, 대체적으로는 양측에서 중국 돈으로 1000위안(원, 한화 약 17만 원)씩 내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여기서 결혼 중매업자 사이에서 환영받는 신부감은 ‘돈주(신흥부유층)의 자녀’다. 아들을 둔 간부들이 오히려 장사도 잘하고, 돈이 있는 부모를 둔 집의 딸을 택해서 본인 아들까지 여자 쪽 부모들이 돌봐주도록 하는 게 최근 북한 추세라는 것.
특이한 점은 신부 쪽에서도 이런 유행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윗감은 돈이 없어도 인품이 좋으면 자기들이 맡아서 간부로 만들 수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매파들은 돈주 딸과 간부집 아들로 맞추곤 한다”면서 “양측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쪽으로 중매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얼마 전 혜산시에 위치한 한 간부 집에서 혼인식이 있었는데 신부가 시장에서 ‘왕초’(장사를 오래하고 능통한 사람)라고 불리는 돈 많은 집 딸이었다”고 소개했다.
반면 일반 주민들 속에서도 중매혼이 있긴 하지만 이웃끼리 소개해 주는 수준이다. 당연히 돈도 받지 않고, 만약 혼인이 성사되면 식사를 대접하는 방식으로 성의를 표시하곤 한다.
한편 전문적인 결혼중매업자까지 등장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실제적으로는 연애결혼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소식통은 “간부와 돈주 자녀들이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중매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강하게 반발해 가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