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체제 안정화를 위해 개최한 7차 당(黨) 대회에 대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6년 만에 열린다는 점에서 일부 주민들이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비공개 행사 진행과 재탕, 삼탕의 계획만 발표한 것에 주민들이 기대를 접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수십 년 만에 열린 7차 당 대회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본 주민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예전에는 다른 나라 외국수반들과 대규모 ‘축하단’으로 북적였는데 이번 당 대회는 우리(북한)만 조용히 진행하자, 주민들은 ‘설렁(썰렁)탕(당)대회’라고 비난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집체(조직)적인 텔레비전 시청지시가 하달돼 당일(6일) 아침 8시까지 기업소들에 출근한 노동자들은 종일 자리에서 뜨지 못하고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했다”며 “하지만 텔레비전에서는 이제나 저제나 했던 대회소식은 커녕 지루한 기록영화만 방영되어 점차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1980년 10월 개최한 6차 당 대회 당시엔 조선중앙TV와 3방송(라디오)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의 내용을 공개했다. 김일성 총화보고나 비전 제시의 시청·청취를 통한 내부 결속 및 충성심 확보를 노린 셈이다.
하지만 이번 7차 당 대회 땐 제대로 전해주지 않자, 첫날부터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당 대회 전날(5일) 언급한 생중계 예고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는 주민들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 수십 년 전의 ‘6차 당 대회’ 진행과정을 경험했던 나이 많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뭐가 두려워서 실황중계 못하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이들은 친한 가족, 친구들에게 7차 당 대회를 빗대 ‘노(NO)당당대회’, 즉 영어를 섞어서 당당하지 못한 대회라며 에둘러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다수 주민들은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진행한다는 점에서 여느 대회와 달리 대담하고 획기적인 노선이 채택될 것으로 기대했었다”면서 “하지만 경제개방의 새 정책이 아닌 인민 생활과는 상관없는 핵보유국 역설에 ‘또 그 소리냐. 다른 말은 할 게 없냐’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당 대회 전 주민들 속에서는 새로운 경제 정책이 발표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었다고 한다. 간부들조차도 ‘중국식이냐’ ‘윁남(베트남)식이냐’를 놓고 서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는 것.
소식통은 “주민들은 정작 연설문을 접하고는 ‘역시 꿈이었다’며 분개한다”면서 “70일 전투는 2달 반 만 고생하면 됐지만, 경제발전 5개년 계획 때문에 이제는 ‘5년 동안 들볶이는 것 아니냐’라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