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22명 표류.북송사건 전말

설 연휴기간인 지난 8일 북한 주민 22명이 남측으로 표류했다가 북으로 돌려보내진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북송된 이들 22명이 전원 처형됐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이들을 단순 표류자로 본 정부의 판단이 정확했는지도 도마위에 오른 양상이다. 국정원 측은 17일 처형설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표류 및 북송 경위 = 국정원에 따르면 설 다음 날인 지난 8일 새벽 로 모(45.황해도 강령군 거주)씨 일가 친척과 이웃 등 북한 주민 22명이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표류하다 우리 측에 발견됐다.

강령군 등암리 수산사업소ㆍ협동농장 등지에서 노무자로 근무하고 있는 이들 중 부자.부부.형제.자매.숙질 등 관계로 얽힌 사람들이 모두 6세대 13명이고 이들의 이웃이 9명이었다. 또 22명 중 남자가 8명, 여자가 14명이었으며 15~17세의 학생도 3명 포함돼 있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당사자 진술을 근거로 국정원측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굴 채취로 돈벌이를 하기 위해 설인 7일 오전 7시30분께 동력선이 예인하는 고무보트 2척에 나눠 타고 5km 정도 떨어진 인근 모래섬으로 출항했다.

이들은 7일 오후 2시30분께 귀항하던 중 보트를 예인하던 동력선이 엔진 고장으로 침수 중인 다른 선박을 구조하러 간 사이 조류에 휩쓸려 표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구조 당시 이들이 조개채취용 어구.어망.채취한 굴 6자루, 방수복 2벌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날 이들을 발견한 정부 당국은 인천항으로 데려간 뒤 대공 용의점 및 귀순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단순 조난으로 파악되고 귀순의사도 없어 같은 날 오후 6시30분 판문점을 통해 북송했다.

특히 이들은 `가족들이 있는 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것이 국정원측 설명이다.

◇의문점 = 남하한 북한 주민들은 `설 명절이라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배를 띄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 국정원 측 설명이지만 북송된 북한 주민들의 처형설까지 제기되면서 이들의 인적 구성, 규모 등을 둘러싼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북한 경제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설 명절에 일가 친척과 이웃 등 22명이 대거 어로 작업에 나선 것부터 이례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명절날 친.인척 등이 모여 여가를 이용해 굴 채취에 나선 것일 수도 있지만 무동력선까지 동원해 고무보트에 나눠 타고 어로작업을 벌였다는 점이 귀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북한과 같은 통제사회에서 일가친척 6세대와 이웃 등 22명이 단순히 굴을 채취하기 위해 북한 내 출입항 통제망을 뚫고 작업에 나섰다는 설명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비록 이들에게서 어로 장비와 굴 등이 발견되긴 했지만 이 같은 의심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는 양상이다.

한편 국정원과 정부 당국은 귀순의사 등을 철저히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북송한 것이며 북송 주민들의 처형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정부 당국자는 “최근 해상에서 남하한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현장 조사를 통해 대공 혐의점, 귀순의사 유무 등을 확인한 뒤 문제가 없으면 곧바로 돌려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번 건은 일가 친척과 이웃 등 22명이 승선한 점에 주목, 육지로 데려가서 철저하게 귀순의사 등을 확인했다”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 측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하지 않고서 명백하게 귀환의사를 밝힘에 따라 돌려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넘어온 주민이 남측에 귀순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보내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측은 22명 전원 처형설에 대한 확인 요구에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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