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등 비핵화와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 사이에서는 “핵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4월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이후 핵 시험(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지를 강조했지만, “솔직히 (핵은) 갱도에 얼마든지 숨길 수 있다” “핵이 정권 유지 수단이고 생명인데 포기할 수가 없다”고 평가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이에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예비 병력인) 노동적위대나 교도대가 오랫동안 지하 갱도에 들어가서 훈련할 수 있을 정도로 갱도가 많다”며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숨기는 건 일도 아니고, 당국도 숨길 방법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북 전문가들은 김 씨 일가 우상화 물품을 모아놓는 1호 갱도’를 포함, 북한 전역에 지하 갱도가 1만 2000여 개로 추정하고 있고,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갱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동과 발사 관련 동향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강도 내 주요 군수공장을 잇는 지하갱도 관통 공사를 지난 4월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 “北 자강도 군수 공장들 지하로 연결”…핵미사일 동향 은폐 목적)
아울러 북한 당국이 진행하고 있는 핵미사일 시설 해체 작업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보여주기”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 폐기하는 것(풍계리 핵실험 장 등)들은 필요 없어졌거나 전부 외부에 노출된 것들이다. 어차피 안 쓰려는 시설들을 없애 치우고 외부에 생색내려는 것”이라며 “핵 포기 선언은 그냥 보여주기지, 여기에 백성들은 관심도 없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 당국이 핵 관련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자, ‘핵무기 은폐’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소식통은 “이제 핵 이야기가 쏙 들어가는 분위기”라면서 “이런 움직임에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서는 ‘몰래 지속 개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7일 “백성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고 개발한 건데 쉽게 포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나 리비아 등에서 미국이 하루아침에 이랬다저랬다 했는데, 오히려 조용한 곳에 은닉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아울러 미국 언론들도 북한이 비밀리에 핵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NBC 뉴스는 지난달 30일 복수의 미 정보기관을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을 생산을 복수의 비밀장소에서 늘린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으며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같은 날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 평양 인근 산음동 연구 시설에서 액체연료 사용 ICBM 1~2기가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북한 당국이 지난 5월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중앙당 조직지도부에 적(敵)들의 눈에 연막탄을 치는 사업을 철저히 수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