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김정일 시대 처음으로 선출된 687명의 대의원들을 데리고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회의가 열리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대내외 정책을 수립하고 경제발전계획 보고서 등이 나오지만 제대로 집행되지 않을 뿐더러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 소식통의 설명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와 관련해 인민반 회의도 진행했는데, 주민들은 뭘 공급해주는 지에 관심이 있지 정치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최고인민회의가 우리와 무슨 상관있나’라며 대의원들이나 참가하는 회의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인데, 누군가 최고인민회의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이상한 사람으로 본다”면서 “‘찬성, 반대가 대의원 마음대로 되는 세상이라면 이번엔 어떤 결과가 나올까 기대하겠지만 우리(북한)는 그렇지 않잖은가’라는 말로 무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각본대로 하는 회의라는 것은 소학교 학생들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민들은 ‘대회에 참가하는 대의원들도 발언권은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면서 ‘형식상 인원수를 채워야 하는 것 때문에 대의원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위(당)에서 다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이고 하고 싶은 말도 못하는 대의원들의 속은 곪아터질 것”이라고 이라고 비웃는다”고 했다.
평안남도 평성 소식통 역시 주민들이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지조차 모를 정도라고 전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한 일반 주민들에게 최고인민회의는 ‘딴 세상의 일’인 셈이다.
그는 “춘궁기가 시작돼 모두 식량 걱정만 하고 있는데, 당장 최고인민회의에서 쌀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회의 자체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우린 그런 회의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에서는 최고인민회의에 대한 분위기 조성보다 ‘모란봉악단’ 띄위기가 한창이다.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데 최고인민회의라고 다르겠는가”라며 “이번 모란봉공연도 단위별로 뽑아서 관람하게 했는데도 신문에는 전체주민이 다 본 것처럼 내보내 주민들이 비웃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모란봉악단 첫날 공연은 기관기업소에서 선발된 주민들만 공연을 관람했으며 일반 주민들은 관람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