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찜통더위’ 어떻게 보낼까?

야유회에서 노래와 춤을 즐기는 주민들

북한도 지금 찜통더위다.

남한에서는 여름휴가를 맞아 도시를 빠져나가는 피서객 차량이 하루 60만대를 훌쩍 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요 며칠 평양 33도, 신의주는 30도를 기록했다. 가만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위다. 북한 기온은 중복인 8월 초에 가장 높은데, 평양과 남포지방은 최고 36~38도까지 기록할 때도 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바다로, 계곡으로 향하는 남한의 피서대란을 잘 이해 못한다.

2000년 입국한 탈북자 김성수(가명)씨는 “남조선에 자가용이 1천만대라고 하는데, 체제선전을 위해 과장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에 와서 아파트 단지에 주차한 자동차를 보고서야 비로소 거짓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

北주민 ‘여름휴가’ 생소해

먹고살기에도 바쁜 북한 주민들에게 ‘여름 휴가’가 있을 리 만무하다. 더욱이 자가용이 없는 주민들은 ‘피서’라는 말조차 생소하게 느낄 뿐이다. 오히려 더위를 피해간다고 하면 ‘기름 팔고, 발품 파는 미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차이 때문인지, 갓 입국한 탈북자들은 휴가 떠날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또 직장에서 휴가비까지 주면서 등떠미는 것을 아주 감사히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한에서는 모범적인 근로자들을 1~2명 뽑아 평양과 묘향산 견학을 조직하는 것 외에 시간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삼복철이 되면 근무시간을 조정해 ‘조출조퇴’ 한다. 1987년경부터 삼복기간 동안 아침 6시에 출근해 낮 3시에 퇴근하는 “삼복 출퇴근제”가 실시됐다.

이 기간이 되면 당국에서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는가를 체크하기도 한다. 시작 초기 1주일 가량 질서가 유지되지만, 계획에 미달한 사람들은 오히려 근무시간을 연장해 선선한 저녁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시설 학생들이 많이 이용

북한에는 ‘피서’라는 단어가 없다. 그저 휴가다. 휴양지로는 유원지와 야영소, 해수욕장, 물놀이장을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평양 대성산 유원지와 만경대유원지 및 물놀이장, 원산 송도원 해수욕장과 남포 와우도 물놀이장을 들 수 있다.

평양시민들과 지방에서 방학을 맞아 놀러간 학생들은 대성산, 만경대 유원지에서 휴식을 즐긴다. 송도원 해수욕장과 와우도 물놀이장은 수영과 보트놀이로 유명하다.

교통이 불편해 타지방 주민들은 이용하지 못하고 당지(當地) 주민들과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방학동안 진행되는 소년단야영소 활동에 참가한 학생들과 친척집에 놀러온 학생들이 바닷가에서 휴식의 한때를 보낸다.

산과 강에서 야유회도

대체로 주민들은 여름휴식을 자기 고장에서 보낸다. 휴식날을 택해 직장동료들과 친구끼리 강가나 계곡,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 천엽을 즐긴다.

강에 나갈 때는 어구를 갖추고 쌀과 조미료만 준비한다. 즉석에서 잡아 즉석에서 끓여먹는 맛은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다.

미역도 감고, 노래와 춤도 곁들인다. 강가에 천막을 치고, 나무그늘 밑에서 물고기죽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 재미는 그래도 생활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오락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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