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지금 李朝말 가렴주구나 같다”

북한주민들의 불만이 조금씩 고조되고 있다.

최근 주민들의 불만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안 하면서 주민들에게 각종 외화벌이 동원과 물품지원을 강요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한마디로 조선조 말 탐관오리(당국)들의 가렴주구”라는 것이다. 이같은 불만은 과거에는 드러내기 힘들었으나 지금은 공공연히 표출되고 있다. 주민들이 조금씩 각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 10월 당국이 공표한 배급제도 못지키면서 외화벌이와 각종 지원 명목으로 세금과 물품, 노동력을 납부하도록 강요하는 것에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최근 친척방문차 중국 창바이(長白)을 방문한 양강도 혜산 주민 김정혜(여•48) 씨는 “외화벌이 명목으로 고사리, 두릅, 산나물, 참깨를 상납하는데, 부과되는 양이 나날이 늘고 있다”면서 “소금, 염장, 마대, 강냉이, 장갑, 떡, 심지어 건설현장에 나갈 인부들을 태울 차량 휘발유까지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시기별로 특산물을 채취해 주민들에게 일정한 보상을 해주는 형태로 외화벌이를 독려해왔다. 예를 들어 고사리 10kg을 말려서 상납하면, 1kg에 해당하는 가격만큼 식량으로 보상해주는 형태다. 그러나 최근 외화벌이가 시원치 않자 강제로 외화벌이에 나서도록 한다는 것.

김씨는 “각종 납부 품목은 학교별, 직장별, 인민반 별로 내려오기 때문에 세대별로 부담이 매우 크다”고 했다. 그는 “소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꼬마 탱크’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사로청 소년단에서 내려온 ‘꼬마계획’에 의해 분기별로 500원 상당의 파철(폐철)을 의무적으로 내도록 한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염주군에 거주하는 이 모씨도 “당 외화벌이 명목으로 토끼 가죽을 정기적으로 상납해야 하며, 토끼 가죽이 없었을 경우 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예성강 발전소 건설 지원품, 백두산 건설 돌격대 후원품 등 각종 명목으로 내야 되는 돈이 한달 평균 1000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노동자 평균 월급은 2천~3천원 정도다.

이씨는 “2월 16일(김정일 생일)과 4월 15일(김일성 생일)에는 반드시 당 외화벌이 명목으로 참깨와 들깨, 탄감(땔감), 콩 등을 내야 하고, 학생이 있는 집일 경우 닭알(달걀)도 포함된다”면서 “2월 16일과 4월 15일 학생에게 선물을 주려고 닭알을 걷어가는데, 만약 납부하지 못하게 되면 그 집의 학생은 사탕이나 공책 같은 선물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지원품과 외화벌이에 시달리는 일반 인민들이 ‘이조 말기 수많은 공납으로 백성들이 힘들어 했다. 이걸로 이조가 망했는데 그때와 유사하다’며 불만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국내 한 탈북자는 “사회기강이 무너지면서 당이나 보위부 간부들이 체면은 죄다 내던진 채 백성들 수탈하는 데만 열을 올린다”면서 “결국 뭘 해도 뇌물을 받고, 이런 저런 명목으로 물품을 상납받아 자기 배를 불리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에게는 가혹하게 외화벌이 세금을 걷어들이고 각종 명목의 물품을 상납받는 북한판 가렴주구(苛斂誅求)가 전국에서 횡행하는 요즘, 춘궁기 식량 구하기 전투까지 나서야 하는 삼중고로 주민들의 허리는 더욱 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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