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정권 교체 자유 없어…지도층 부패 횡행”

▲ 지난해 9월 일본 TV를 통해 공개된 북한 여성 노동자 ‘유분희’의 공개처형 장면

미국 국무부가 6일 세계 각국의 인권상황에 관한 2006년판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억압적인 체제”라고 평가했다.

국무부는 비정기구(NGO) 보고서와 언론 보도, 탈북자의 면담기록 등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북한 내 엄청나게 심각한 인권침해가 계속 자행되고 있다”며 “재판 없는 사형 집행, 납치, 정치범 등의 자의적인 구금 등이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당국이 자국 국민들의 삶을 모든 면에서 가혹하게 통제하는 것은 물론, 기본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보고서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극도로 열악’(extermely poor)하다는 표현에서 ‘극도로’라는 말이 빠지고 ‘열악’(poor)라고 지적해 표현이 다소 완화되긴 했다.

보고서는 작년에 이어 재차 일본인 납치 문제도 언급, 북한이 다른 나라 국적자도 납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신뢰할만한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북한의 노동자들의 권리와 관련해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유린과 노동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외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 당국의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이들 월급은 북한 당국에 지급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 이외에도 이란, 쿠바 등 8개국을 ‘인권 탄압국’으로 지목했다. 국무부의 연례 인권보고서 중 주요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 보고서 전문 보기

◆ 정치범 수용소 = 북한 내 강제수용소에는 현재 15만~ 20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요덕수용소에 수용됐던 탈북자는 자신이 있던 마을에서 영양실조로 매달 4~5명씩, 200~250명이 숨졌다고 증언했다.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 실태는 가혹하고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의 상태이며, 고문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감옥이나 수용소에선 당국이 강제 낙태와 영유아 살해권한을 위임받아 이 같은 일을 자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신부들은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갓 태어난 아이들이 살해되고 있는 것으로 증언하고 있다.

◆ 처형 제도 =북한 당국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나 북한 체제에 반대하는 자, 북송된 탈북자, 간첩 행위가 의심되는 사람들을 처형했다는 보고가 있다. 북한 정부는 특히 지난해 3월 전기선이나 통신선을 끊거나 불법 마약 거래를 하는 경우도 처형 대상에 추가시켰다.

북한에선 공개처형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본 TV 방송이 함경남도 지방에서 ‘유분희’라는 사람에 대해 공개처형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 언론의 자유 = 북한에는 언론, 종교, 집회, 결사의 자유 등 자유 세계의 주민들이 누리는 기본권도 없다.

주민들은 수시로 보안체크를 받고 있으면 외국 방송을 듣다고 적발될 경우 노동교화서 5년 복역형 등 가혹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 참여했던 북한 응원단들이 북한으로 돌아오면서 한국에서 본 것에 대해 토론하다가 적발돼 대흥수용소에 수용됐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국내 언론에 대한 통제는 물론이고, 외국 언론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이산가족 상봉 취재를 위해 금강산을 방문했던 남한 언론인들이 북한 당국의 언론 통제에 반발해 항의한 사건이 있었다.

인터넷의 경우 평양에 있는 몇몇 고급호텔에 묵는 외국인 숙박객이나 소수의 특권층 그리고 대학생만이 사용할 수 있다.

◆ 종교의 자유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숭배가 실질적인 민간 신앙으로 남아있다. 김정일을 최상의 권위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국가의 이익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따라서 심한 처벌을 받게 된다.

◆ 이동의 자유 = 북한 당국은 국내 이동이나 해외 여행, 이주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국내 이동의 경우 식량을 구하거나 장사, 혹은 사업 행위를 위한 경우만 제한을 다소 완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허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경 경비대들은 주민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북중 국경을 넘어갈 수 있게 협조한다. 2005년에는 국경을 넘는 주민들의 수가 감소했지만 2006년에는 다시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는 증거가 있다.

식량을 찾아 국경을 넘었던 단순 탈북자는 경고에 그치는 등 가볍게 처벌하지만, 상습월경자나 정치적 목적을 갖고 탈북한 사람에 대해선 엄중 처벌하는 등 구분해 대응하고 있다.

◆ 정치적 자유 = 북한 주민들은 정부를 교체할 권리가 없다. 노동당과 인민군, 김정일이 북한 정치 체계를 지배하고 있다. 선거권이나 정치 참여권리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북한의 입법 기관인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하는 선거가 매 5년마다 열리고 있지만,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또한 외부의 식량 원조가 군대나 정부 관리들에 의해 전용 되고, 뇌물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로 미루어 북한 정부와 보안 세력이 부패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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