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저축·유통 외화규모 5억-6억달러”

북한의 배급 체계가 흔들리고 시장을 통한 식료품 거래가 확산되면서 주민들이 저축.유통하는 외화 규모가 꾸준히 늘어 현재 5-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이 15일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평화나눔 정책포럼’에서 ’북한 경제의 달러화와 주민들의 외화 의존 실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경제난에 따른 북한 원화 가치의 하락으로 주민들이 점점 북한돈보다 달러나 위안화, 엔화 등 외화로 돈을 바꿔 저축.유통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그는 “밀가루와 안남미, 설탕, 콩기름, 맛내기(조미료) 등 수입에 의존하는 식료품의 대금 지불을 신속히 하기 위해 도매 유통을 외화로 처리하면서 주민들의 소비 구조가 외화 위주로 바뀌고 있다”면서 “북한 어느 지역을 가도 북한 원을 외화와 비공식적으로 교환할 수 있어 접근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주민 1가구당 약 100달러씩 모두 5-6억 달러가 사적(私的) 시장에서 비공식적으로 축적.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이는 북한의 조선무역은행, 황금의 삼각주은행, 창광신용은행, 동북아시아은행, 일심국제은행 등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화 13억600만 달러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1달러는 비공식적으로 3천원에서 3천500원에 거래되는데, 이는 벌이가 좋은 공장 노동자의 한달치 월급과 비슷한 규모”라면서 “접경 지역에 따라 중국 국경 지역에서는 위안화가 인기가 많고, 원산에서는 엔화가, 평양에서는 달러와 유로화가 많이 유통된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에서 북한 원보다 달러를 선호하는 추세는 1980년대 말부터 뚜렷해졌다”며 “7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 체제가 기존의 공식 경제인 내각 경제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챙기는 ’궁정 경제(royal court economy)’로 분리되면서 외화벌이를 적극 장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0년대 들어서는 외화벌이로 상납하는 돈중 일부를 착복하거나, 간부들에게 뇌물로 달러를 주고 받으면서 ’블랙마켓’이 형성돼 일반 주민들도 달러를 많이 쓰기 시작했다”고 그는 설명하고 “현재 북한 경제의 가동률이 정상 수준 대비 20-30%에 머무를 만큼 회생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달러 선호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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