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인민생활과 관계없는 열병식에 어떤 반응?

진행: 언론은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정권을 위한 선전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는데요. 노동 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 보기입니다. 12일 이 시간에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1. 오늘은 노동신문 내용보다 지난 10일에 조선중앙TV를 통해 생중계된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대해 이야기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올해가 정주년 이었던 만큼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열심히 준비했을 것 같은데요. 이번 열병식, 어떤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나요? 


이번 열병식은 북한 노동당의 역사와 전통을 중심으로 두고 전개했어요. 열병식 앞머리에 보면 항일무장투쟁시기에 군마와 군인들이 등장하고 또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소년 중대에 소속되었던 소년 중대 복장을 한 사람들도 나옵니다. 또 해방이후에 중앙 보안 간부 훈련소가 북한 인민군을 정규화하기 전에 군대에 양성을 위한 육군사관학교 비슷한 것을 만들었어요. 그것부터 시작해서 군인들과 부대가 편성된 것, 심지어 6·25때 동원되었던 T-44 전차까지 나왔어요. 그러니깐 65년 전에 썼던 탱크가 굴러가는 장면까지 나온 거예요. 즉 이번 열병식의 초점은 무기나 장비에 대한 것도 있겠지만, 역사와 전통이 있는 노동당 70주년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 역사에 대한 부분들을 구성해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1. 이번 열병식, 예상했던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규모를 보면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해도 손색이 전혀 없어요. 특징도 있었고 또 그 앞뒤 전열, 그리고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도 최대 규모로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이 있었잖아요. 그때와 차이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그때와 차이가 있다면 형식과 내용 부분에서는 열병식이 있기 전에 여군 의장대가 등장해서 약간의 액션과 퍼레이드 같은 것을 하고 또 군악대가 서로 조화를 이뤄 퍼레이드하는 장면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 역사와 관련해서 지금 북한의 전통과 역사를 말할 수 있는 부대들을 새롭게 훈련시켜서 등장시켰는데 이런 것들이 전과 규모가 많이 달랐습니다. 복장들도 그렇게 준비하다보니까 상당한 투자가 들어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2. 북한 조선중앙TV가 열병식을 생중계했습니다. 이례적인 부분입니까?


보통 열병식은 중계를 하고, 평양시 10만 군중대회라든가, 시위라든가, 경축대회라든가 이런 부분을 실황중계(생중계) 합니다. 또한 전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명절공급이라고 해서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기를 공급했다고 합니다.
 
3. 주석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류윈산 상무위원과 황병서가 있었던 것은 당연해 보이는데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는 ‘주석단 초대석’에 자리했다고 합니다. 이 주석단 초대석이라는 게 뭔가요? 김영남과 박봉주가 이 초대석에 앉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열병식에서 김영남과 박봉주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굉장히 먼 거리에 위치해 있었어요. TV를 보면 그 둘은 중심에 잡히지 않았다가 거의 마지막에 잡혔는데 굉장히 예외였습니다. 노동당 창건기념일이라고 당 간부들을 위주로 주석단을 배치했다 해도 현재 정부 수반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과 내각총리인 박봉주 둘 다 노동당 정치국 의원들이에요. 굉장한 권력서열에 있는 두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을 맨 끝자리로 거의 열외시켜 버린 거예요. 이런 것으로 봐서는 이번 노동당 창건일을 맞으면서 김영남이나 박봉주 즉, 내각이나 최고인민회의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끝자리로 밀려난 것 같습니다.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으면서 내각과 최고인민회의가 한 일이 없다는 것인데 이번에 김정은의 치적으로 하고 있는 백두산청년영웅발전소도 군대가 재투입돼서 했고 나진선봉 복구 작업도 군대가 했고 현재 미래 과학자 도시라던가 그런 것에 거의 다 군인들이 동원돼서 했어요. 또한 무지개 호에도 군인들이 동원됐고, 민간 건설도 부차적인 방향으로 했는데 이런 부분에선 내각의 역할이 없었거나 내각이 김정은의 의중을 못 따라갔다는 평가가 내려져서 특별히 김영남과 박봉주를 끝으로 보낸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4. 열병식에서 군사력 과시에 대한 부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지 않습니까. 먼저 2013년에 등장한 ‘핵 배낭’ 부대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핵 배낭, 실체가 있다고 봐야할까요?


북한의 핵 배낭(SADM: Special Atomic Demolition Munition)은 실체가 없는 부분입니다. 그 정도 부피의 핵배낭은 아직 전 세계에 없어요. 그리고 핵 배낭이 아무리 소형화 된다고 해도 과학기술적으로 핵반응을 일으키려면 그에 맞는 폭발력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고성능이라고 해도 배낭으로 작게 들고 나온 것을 가지고는 핵반응을 일으킬 수가 없어요. 현재 세계적으로 핵 배낭이 가장 발달되어 있다는 미국도 제일 작은 무게가 200kg로 나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누가 봐도 유치원생가방 부피만한 핵 배낭을 북한이 만들었다고 하면 전 세계가 발칵 뒤집어졌겠죠.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 같은 것이 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고립 폐쇄돼 있기 때문이죠. 북한당국이 핵 표시, 방사능 표시를 그려놓고 선전을 하면 북한주민들은 우리가 저런 핵 배낭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5.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말도 나옵니다.


핵 배낭 그 자체의 등장은 북한의 핵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또 그 핵 배낭을 등장시킴으로서 내부 주민들의 자신감 고취, 사기진작을 할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우리는 핵을 그 정도로 소형화를 했다고 하는 묵시적인 과시, 엉터리 같지만 그런 과시도 함께 하려는 그런 의도가 들어있다고 생각됩니다.


6. 또한 북한은 탄두 형태가 개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선보였습니다.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봐야 할까요?


전 세계가 당 창건 70주년행사에서 북한이 어떤 무기들을 내놓을지 굉장히 주시했었죠. 이번 행사에서는 기존의 무기들이 다 등장했고, 신형300mm방사포와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량형이 나왔는데 전에 나왔던 것과 달리 탄두 모양이 좀 줄어들면서 바뀌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볼 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등장시킨 그 자체가 결국 핵을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중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또한 김정은은 연설에서 미국과 어떤 형식의 전쟁도 할 수 있다고 발언을 했고, 그 말과 짝을 맞추듯이 무기를 보완해서 등장시켰습니다.


그것은 누가 봐도 북한은 여전히 핵 의지를 가지고 있고 핵 포기를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의지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력에 대한 부분도 과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7. 북한의 향후 도발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김정은은 어떤 형태로든 탄도미사일발사와 핵실험은 무조건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시점의 예측은 좀 힘들죠. 여러 가지 설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사람은 미사일이 기술적으로 멀리 날아가야 인정을 받는데 아직 북한은 그 기술이 안 되서 못 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추측일 따름이지 그동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지) 2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충분한 시간과 기술력을 가졌기 때문에 기술이 안 돼서 못 쏜 것보다도 타이밍을 조정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중국의 서열5위인 류윈산도 왔었고,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서 이번에는 특별히 탄도미사일발사라든가 핵 실험 같은 강경적인 부분은 잠시 넣어두고 다음에 쓸 카드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라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8. 열병식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김정은의 육성연설이었습니다. 25분에 걸친 연설에서 김정은은 ‘인민’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핵’이라는 말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러한 연설,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인민에 대해서는 당연히 강조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당 창건 70주년을 맞으면서 내놓은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홍보용으로 아파트 하나 지어놓고, 최근에 청평수력발전소의 3분의 1도 안 되는 발전소인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10년 만에 완공하고 ‘무지개 호’라는 유람선 하나 띄어놓은 것 말고는 한 것이 없잖아요. 주민들의 생활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주민들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고 식량사정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을 뻔히 보고 있는 상황에서 당 창건 70주년을 맞으면서 노동당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김정은은 연설에서 앞으로 잘하겠다는 것보다도 인민에 대한 중시를 강조하면서 주민들한테 그나마 남아 있는 기대와 호응을 받기 위해 이번 연설에서 인민이라는 단어를 매 문장마다 집어넣은 거예요.


9. 열병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했을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생업도 있고 돌볼 자녀들도 있잖아요. 실제로 열병식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이번 열병식을 준비하면서 북한주민들은 노동당 창건일을 준비할 돈으로 우리에게 배급을 주면 밖에 나가서 노동당 만세를 부르겠다고 하고, 동원돼있는 인력으로 농사를 짓는데 몰입을 하면 대풍작을 이룬다고 하고, 당 창건 준비에 쓰이는 여러 가지 재원들을 인민 생활에 풀어주면 좋겠다고 합니다. 또한 이제는 이런 행사를 한다고 해서 노동당에 대한 존경심과 충성심은 이미 다 사라져 아무 필요 없는 행사를 김정은의 치적을 쌓기 위해 동원되는 부분이 주민들한테는 불만 중의 불만이고, (주민들이)동원되면서도 자신들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처지를 한탄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북한주민과 통화를 해보면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만날 행사에 동원된다고 불만이에요. 노동당 창건일은 우리한테 아무 필요도 없고 없어져야 될 창건일이라고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트리고 있죠.


10. 외신 보도에 의하면, 열병식 준비에 들인 예산이 북한당국 전체 예산의 3분의 1일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옥수수를 29개월 동안 구매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결국 자신들의 체제를 공고히 하려고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는 말인데요. 김정은 본인이 인민들에게 자애로운 지도자상 이런 것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열병식이 향후 김정은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요?


이번 열병식을 통해서 북한이 여전히 통치력이 건재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렸어요. 또 북한 내에서도 아직 그 정도 열병식을 치를 만큼 공권력과 통제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부분과 북한주민들이 일사분란하게 잘 움직여 준다고 하는 부분들도 함께 있습니다. 결국 이번 행사를 통해서 대외적으로 여러 가지 반응과 평가가 있었겠지만 대내적으로는 오히려 주민들이 ‘세월아 빨리 가라’며 노동당 창건일이 지났으니까 고달픈 것이 지나갔다는 거예요.  그래서 한숨이 나왔었고 주민들이 이제는 좀 더 생업에 집중할 수 있는 그것이 왔다고 이런 안도의 숨을 내쉴 따름이지 창건 70주년 행사를 통해서 그들에게 안겨주거나 돌아올 것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행사들이 앞으로 없어졌으면 하는 것이 북한주민들의 바람이고 열병식을 통해서 김정은에 대해 신뢰가 더 높아졌다거나 또는 이 행사를 통해서 앞으로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진다는 확신이 생겼거나 그렇지는 않다는 거죠. 오히려 이 행사를 보면서 주민들은 김정은은 역시 선대 독재자들과 다를 바 없는 여전히 자기 자신, 자기 정권, 노동당의 권력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지도자라는 확실한 인식을 하는 기회였다고 저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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