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최근 함경북도, 양강도 지역의 식수난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8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음력설 명절 당시 제한적으로 수돗물이 공급됐으나 명절이 지나면서 다시 중단된 상태”라면서 “전기사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해 12월 회령시 강안동에서 두만강에 물을 뜨러 나왔던 여중생이 얼음구멍에 빠져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면서 “그 일로 시(市)당에서 대책회의까지 열고 ‘수원지만이라도 전기를 보장해 수돗물을 공급하자’고 결정했지만, 중앙에서부터 전기를 주지 않으니 별다른 개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내륙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회령시는 두만강과 회령천이 가까워 물을 길어다 먹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은 편”이라면서 “청진시만 하더라도 근처에 강이 없고 물이 더러워 빨래는 커녕 아이들이 제대로 씻지 못해 위생상태도 엉망”이라고 말했다.
양강도 내부 소식통도 이날 “혜산을 비롯한 양강도 일대는 음력설에도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식수난이 심각하다”며 “혜산 사람들은 대부분 압록강에서 물을 길러 생활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 소식통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북서부지역이 겨울철(11월~다음해 2월)마다 심각한 전력난을 겪는 원인은 이 지역 전력생산의 대부분이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이 되면 수력발전에 필요한 담수량이 20% 이하로 떨어져 전력 생산량도 대폭 감소한다. 이에 따라 수원지 양수설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일반 가정에 식수 공급이 중단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또 석탄 생산량이 감소와 설비 노후화를 겪고 있는 화력발전소들의 전력생산량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강도 지역은 전체 전력 생산의 70% 이상을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어 겨울철 식수난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소식통은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2007년 5월 3만 여명의 인원을 투입해 삼수발전소를 완공했지만 이 지역 주민용 전력 공급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편, 함경북도 소식통은 “음력설 당시 제한적 급수가 이뤄졌을 때도 수도관이 녹이 슬어서 녹물이 섞여 나왔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물도 명절공급 상품’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