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이제는 아무것도 믿지 못하겠다”

-신의주 쌀값(1kg)이 1000원대를 돌파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느 시장인가?


신의주 채하시장이다. 남송이나 동중시장도 마찬가지다.


-신의주만 가격이 올랐나?


지역별로 차이는 있는데 사정이 좋은 신의주가 이 정도면 함북도나 다른 곳은 가격이 더 뛰었을 것이다.


-왜 이렇게 가격이 폭등하는가?


현화(달러를 부르는 명칭) 가격이 오르니(평가절상) 쌀값도 뛴다. 사람들이 조선 돈을 믿질 않는다. 위에서 언제 또 화폐개혁을 할지 다른 조치를 할지 모르니까 사람들이 달러나 위안화를 선호한다. 외화는 한도가 있는데 쌀 도매상들은 외화 결제를 원한다. 현화가 오르면 쌀값도 당연히 뛴다.


-쌀값이 이렇게 뛰니 주민들이 당국을 원망하지 않는가?


왜 원망을 안하겠나. 굉장히 아우성이다. 일단 백성들은 ‘이제 아무 것도 믿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다들 ‘어떻게 사냐’고 한다. 늙은이들은 ‘인자 죽을 일만 남았다’고 한다. 백성들 고생해서 번 재산까지 빼앗아 갔는데 얼마나 원통한가.


-화폐개혁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인민반장들 모아놓고 사과를 했다고 한다. 신의주에서도 인민반장하고 동장들 대상으로 ‘정책 추진에 잘못이 있어 혼란을 초래했다’며 사과를 했다. 일반 주민들에게는 따로 사과를 안하고 인민반장이 설명만 하는 식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이익이 예전 같은가?


장사가 되겠나. 하루에도 물건값이 몇 배씩 뛰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은 정말 죽을맛이다. 장사도 옛날말이라고 할 정도다. 


-월급은 나오는가?


나오는 곳만 나온다. 월급을 2000원을 준다고 해도 각종 명목으로 1000원을 떼간다. 이제 월급 1000원을 받아서 쌀 1kg을 사면 남는 것이 없다.


-하루에 몇 끼나 먹는가?


나는 아직 강냉이죽이든 국수든 세 끼 먹는다. 들어보면 없는 집 사람들은 아침을 안 먹는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이대로 가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아사자는 있는가?


그런 소문은 있는데 직접 본 것은 없다. 숱하게 넘어가는(죽는) 상황은 아니다. 아는 사람이 평양에 사는데 예전보다 훨씬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강냉이 국수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더라. 그런데 거기도 아직까지는 아사자가 그리 없고 평양시 외곽에서 1, 2명이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는 있다고 한다. 개성 고풍리에서 사람이 굶어 죽었다는 말도 있는데 확실한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어떤식으로 저항이라도 하는가?


사회동원과제에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굶는데 무슨 과제냐며 대놓고 불만을 내놓는다. 각종 명목으로 뭘 바치라는 것도 다들 성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