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유엔제재 일반 백성에겐 복(福)이 되고있어”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 주요 수출품목인 석탄 등 광물반출과 무역선 입항까지 여의치 않게 되자, 오히려 북한 시장에서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한 대북 제재에 처음에는 불안감을 표시했던 주민들도 이제는 ‘되레 복(福)이 됐다’며 반기는 기색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국내 시장들에 좀처럼 구경하기 힘들었던 각종 수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시장가격이 크게 내리지 않아 선뜻 구매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구경꾼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전까지만 해도 수출품이라 여겨왔던 명란과 은단(성게), 털게, 왕새우와 같은 고급 어족들과 잣, 고사리, 염(鹽·소금)송이(버섯) 등 각종 농산물도 이젠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며 “수남시장을 비롯해 청진시내 시장들에서 ‘퇴송(退送)품’이라 불리는 수출품 숫자가 나날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본격적인 대북 제재가 시작됐지만, 중국으로부터의 상품 유입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중국을 통해 대량으로 수출했던 석탄 등 광물과 수산물은 판로가 막혀 국내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시장과 마을인근에 저열탄을 실은 손수레만 보였었는데, 최근에는 고열탄 달구지와 화목차도 줄지어 서 있다”면서 “계절에 따라 오르내리곤 하는 화목(火木), 석탄 값이 현재 추운 날씨임에도 여름철 가격으로 눅(싸)게 팔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물고기와 농산물은 절대다수 무역회사나 외화벌이 기업이 독점했지만 요즘에는 시장 달리기(직접 전국을 돌며 지역 시장에 공급하는 도매상인) 꾼들도 관여하고 있다”면서 “수산사업소와 개인 선주들은 외화벌이 기업에 고급어족만을 선별해 바치던 까다로운 공정 없이 시장 달리기 꾼에게 통째로 넘겨줄 수 있어 아주 편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유엔제재가 여름철까지 지속된다면 고급 어류를 우리도 싼값에 먹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상품 수량이 지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유엔 제재가 일반 백성들에게는 복이 되고 있다’고 매우 반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시장 개장시간을 줄이는 등 통제를 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식량 사재기도 일어나고 있기는 하다”면서 “이에 따라 ‘쌀과 부식물 등은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