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억지 농촌동원엔 ‘건성’ 개인텃밭엔 ‘열일’

북한이 당 창건70돌을 맞는 올해를 ‘대풍년’의 해로 정하고 농업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전민·전군의 농촌지원전투를 독려하고 있지만 지원자들의 자발성을 이끌지 못해 지지부진한 반면, 개인 텃밭에는 선진 농사기술이 도입돼 논농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 NK와의 통화에서 “전체주민이 동원된 협동농장들에서 모내기와 강냉이, 감자 등 알곡파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원자들은 ‘억지동원’에 대한 불만으로 건성건성 일하고 있고 가물피해에 대한 대처도 미흡해 논을 제외한 밭곡식은 심는 족족이 시들어 버린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위(당국)에서 하달된 ‘총동원령’으로 마지못해 동원된 지원자들은 눈치를 보거나 땜질식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지원 나온 어린학생들만 어쩔 수 없이 지시에 따라 이른 아침부터 양동이로 물을 길어 포전(논)에 주고 있지만 가물 피해를 극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대다수 지원자들은 감독행세를 하는 농장 관리일꾼들이 없는 틈을 타 오랜 시간 그늘에서 주패놀이와 술 한잔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농장 관리일꾼들은 ‘지원자 급식보장은 할 수 없다’거나 아예 ‘지원노력을 받지 않겠다’고 항의하는 사례까지 빚어진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한편 개인텃밭은 새로운 ‘비닐박막 농사법’이 적용돼 가물피해를 전혀 받지 않고 있어 주변사람들의 호평을 받는다”면서 “개인텃밭 고랑마다에는 파종 구멍을 뚫어 놓은 비닐박막을 쭉 깔아놔 습도가 잘 보존되는 것은 물론 오랫동안 김을 매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비닐박막 농사법은 폭이 40cm정도 되는 비닐조각들을 길게 연결하여 밭고랑마다 깔아놓고 35cm간격으로 뚫은 작은 구멍 안에 파종을 하게 된다. 비닐 박막은 수분증발을 막아주고 내부온도가 높아져 옥수수를 비롯한 남새(채소)가 잘 자란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농 건자재가 턱없이 부족한 협동농장에서 ‘주체농법’이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 밭에서는 다양한 방법이 적극 고안되고 있다”면서 “농사도 결국 땅의 주인이 있어야 능률이 오를 수 있고 지금처럼 공동으로 관리하는 협동농장에서는 풍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