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야밤 소달구지에 시체 싣고 산에 오른다는데

북한 당국이 산림 녹화를 위해 사망자들의 매장(埋葬)을 통제하고 화장을 장려하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 주민들이 당국의 단속을 피해 야산에 사망자들을 안장(安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상갓집들에 대한 당국의 묏자리 통제가 심해 장례 기일을 미루거나 밤중에 소달구지에 시체를 실어 몰래 안장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면서 “당국의 방침에 따른 국토관리원들과 산지기들의 단속과 통제가 심해 야밤에 산에 올라 매장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마을 주민이 얼마 전 할머니 장례를 치렀는데 젊은 인부를 동원해 야밤중에 땅을 파게한 후 소달구지로 조용히 운반해 안장했다”면서 “운구차를 이용하면 자동차 엔진소리와 불빛으로 감독원들에게 발각되어 제지당할 수 있기 때문에 소달구지를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하지만 다음날 흔적을 발견한 국토감독원들이 주민의 집으로 우르르 몰려와 윽박지르기에 어쩔 수없이 돈과 음식을 비롯한 뇌물을 바쳤다”면서 “미처 묏자리를 구하지 못한 가정들에서는 3일장을 미루고 5일장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위(당중앙)에서 도로에서 바라보이는 산에 묘비를 세우거나 봉분이 있게 되면 나라망신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포치(지시)를 내렸다”면서 “이미 있던 묘라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모두 옮기고 묘비는 땅바닥에 눕혀 놓을 것, 또한 땅 표면과 같이 펑퍼짐하게 만들어 봉분을 없애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최근 산림을 수림화할 데 대한 (김정은)방침이 하달되고 전국적인 나무심기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이 같은 통제가 더욱 심해졌다”면서 “노인들 사이에는 ‘묻힐 곳이 없어서 죽지 말아야 겠다’는 농말이 자주 오간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 화장은 아직 생소하고 평양시를 비롯한 함흥과 청진 등 일부지역의 한 두 곳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그마저도 비용이 너무 들어 일반 주민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소식통이 말했다.

소식통은 “평양시에서도 화장하려면 이틀 전에 미리 신청해야 하고 차량이 없어 가족측에서 운구차량을 구해야 한다”며 “화장하는데 디젤유 30kg을 포함한 수십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다가 화장터 직원식사까지 보장해야하는 번거로움까지 겹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소식통은 “주민들은 ‘옛날 나라 없던 시절 백성들은 죽어 묻힐 땅이 없다 했는데 지금이 그 꼴’이라며 당국의 처사를 우회적으로 비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