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선군발전소 주변 6km 보리밭 수확 포기…왜?

북한 김정은의 치적사업으로 양강도 백암군에서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 건설이 한창 진행인 가운데, 이곳에 동원된 돌격대와 군인들이 익지도 않은 보리를 뽑아가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백두산선군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곡물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을이 다가오면서 돌격대와 군인들이 보리밭을 습격하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발전소가 있는 곳에서 15리(약 6km) 정도에 위치한 보리밭들은 대부분 수확을 포기할 정도”라면서 “돌격대만 있어도 곡식피해가 많았는데 올해는 군인들까지 들어와 주민들은 집에서 마음 편히 자지 못하고 밭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찍 심은 보리들은 8월 5일경에 가을(수확)을 하고, 늦보리는 15일경에 가을을 한다. 보리가 제대로 익지도 않았는데 모두 뽑아가는 판국”이라면서 “농장 보리밭은 야밤에 도적질이 진행되다보니 군데군데 폭탄 맞은 것처럼 밭이 짓뭉개져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발전소 주변인 천수리 5작업반, 3작업반과 천수역전마을 및 황토리의 주민들은 발전소건설이 시작된 지난 2001년부터 농사를 아예 포기한 상태”라면서 “일부 주민들은 돌격대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지만, 덕립구와 유평구 쪽으로 이사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돌격대와 군인들이 주민들의 곡식을 훔쳐가는 일이 해마다 발생하고 있지만,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밭에 덫을 놓기도 하지만 보리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발전소 주변에 위치한 ‘오리촌’ ‘십리촌’ 주민들은 아예 30여리 떨어진 증산마을 쪽으로 가서 농사를 짓기도 한다”면서 “발전소가 있는 천수리 마을은 살림집도 얼마 안 되는데다 밭을 관리하지 않아 쑥대들만 무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자 수확 전까지의 생계보장을 위해 조금씩 심는 보리가을도 제대로 수확을 못 거두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감자 수확 때에는 도적질이 심해질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감자밭에서 경비를 서는 주민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주민 반응 관련 소식통은 “천수리 주민들 속에서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몇 년 째 농사를 짓지 못한 밭은 황무지가 됐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면서 “일제강점기의 민족시인이었던 이상화의 시 제목으로 국가(김정은 체제)의 무책임, 무관심을 비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