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으로 북한의 감자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13일 전했다. 보리와 밀 등도 지난 겨울 이상추위와 물 부족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도 소식통은 “가물어서 감자(수확량)가 예년보다 작은(줄어든) 형편이다”며 “수확량이 적어 농장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농장들과 개인들은 (감자)종자가 모자라 땅을 비운 곳도 많은데 (식량사정이)걱정이다”고 한숨지었다.
통상 감자는 4월 초·중순경 심어 6월 경 수확한다. 식량이 부족한 북한에선 6~7월을 견딜 수 있는 중요 작물이다. 당국도 해마다 감자 농사를 독려하는 상황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밭농사 지역인 황해도에서의 감자 수확량 감소는 북한 전역의 수확량 감소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주민들의 식량사정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앞서 기상청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지역은 올해 들어 잦은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예년의 30%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FAO(식량농업기구)와 전문가들은 봄 가뭄의 영향으로 감자 등 밭작물이 집중 피해를 보면서 식량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밀, 보리 또한 겨울에 이상하게 강추위가 있고 물이 부족해 싹이 잘 나지 않았고, 싹이 난 것도 제대로 자라지 못했는데 감자마저 생산이 안됐다”며 “국가가 일부 비료와 박막(비닐) 등을 제공했었는데 물이 없어 농사가 안 된 것을 어떻게 추궁할 지 알 수 없어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농사현황을 설명했다.
황해도는 쌀농사에 있어서도 북한 내에서 주요 재배 지역이지만 물 부족에다 주민 동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모내기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전기가 없어 양수기 가동을 제대로 못해 논에 물이 모자라고, 동원되는 사람들도 돈을 내고 안 나가는 사람이 많아 농사가 잘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10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모내기전투’에 돌입했다. 모내기에는 여맹원, 학생, 근로자들도 총동원된다. 하지만 최근엔 일정한 금액을 해당 조직에 바치면 ‘모내기전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여맹 조직에 5만~10만원을 내면 모내기 전투에 나가지 않을 수 있는데, 보통 간부와 외화벌이 일꾼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돈을 내고 빠지는 비율은)주민들 중 30~40%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맹 규찰대, 보안원, 청년동맹 규찰대 등 완장을 차고 모내기전투를 통제·관리하는 인원까지 합하면 실제 모내기전투 등에 동원되는 주민들의 수는 많지 않다는 소식통의 설명이다.
황해도 소식통은 “돈을 내고 안 나가는 사람, 관리하는 사람을 제외하면 5월 한 달 진행되는 농촌동원에 투입되는 인원은 극히 적다”면서 “이렇게 나가는 사람들조차 먹을 것을 주지 않으니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농사가 잘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13일 노동신문은 “전국의 여러 협동농장들에서 기본면적의 모내기가 최적기에 성과적으로 끝났다”며 “앞그루 감자와 뒷그루 콩 농사에서 적지, 적기적작의 ‘주체농법’으로 성과를 이룩하고 있다”고 상반된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