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목표 하에 추진 중인 버섯공장 건설비용을 주민들에게 전가(轉嫁)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의 인민생활 관련 치적사업의 하나로 전국적으로 건설 중인 버섯공장 신설사업에 동원뿐 아니라 건설비용까지 강제하고 있어 주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민 생활을 위해 버섯공장을 건설한다고 하면서 당국은 부족한 건설비용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키고 있어 이에 대해 주민들이 노골적인 불만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제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다는 것으로 우리를 기만하지 말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혜산시 검산리 근방에 건설되고 있는 버섯공장 건설에 여름내내 주민들이 동원됐었는데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공장건설이 일시 중단됐지만 인민반장들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바치라며 극성을 부린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며칠전 인민반 회의에서 버섯공장 비용 문제가 또 화제가 돼 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했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버섯공장에서 생산되는 버섯을 먹을 사람들(간부)이나 내라고 해라’며 ‘우린 안 내고 안 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 집에 6000원씩 내라고 하는데 당장 먹는 것이 걱정인 가정들에서는 ‘내 식구가 굶어죽을 판에 언제 버섯 먹을 사람들의 걱정까지 해주겠나’며 ‘돈을 못 내겠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주민도 있어 인민반장들도 난처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무산 소식통도 최근 “무산에서도 당의 인민생활향상 방침으로 버섯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인민반과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은 물론 학교 학생들까지 오후 시간을 건설현장에 동원됐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내부공사 위주로 진행하고 부족한 자재구입을 주민들의 몫으로 돌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이전에도 버섯공장이 있었지만 버섯을 먹어본 기억조차 없다’며 ‘버섯이 생산되면 간부들을 위주로 공급하지, 일반 주민들은 그림의 떡이나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외국영상물 관련 검열, 감시로 주민들이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버섯공장 건설관련 자금마련으로 과제를 주니 주민들의 얼굴은 험악할 정도다”면서 “김장도 제대로 하지 못한 가정들에게 6000원도 큰돈이며, 빈곤층 세대들은 인민반회의에 불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올해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목표로 전국적으로 버섯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정은이 직접 버섯 재배 및 공장을 찾아 관심을 보이고 생산을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 일반 주민들에게 오히려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친인민적 국가적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프로파간다(선전)을 해왔지만 실제 주민생활 향상과 거리가 먼 보여주기식 사업에 그친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지적이다.
14일자 노동신문 ‘버섯공장 건설 적극 추진’이라는 글을 통해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양강도와 황해남도 지역에 대대적인 버섯공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고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건설동원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신문은 “양강도와 황해남도에서 버섯공장건설을 마감단계에서 힘있게 내밀고 있다”면서 “양강도 김정숙사범대학을 비롯한 혜산시 대학·전문학교 학생들이 강의가 끝난 후 건설장에 달려와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도(道) 인민보안국, 도 작가동맹위원회, 김형직군, 대홍단군을 비롯한 여러 단위의 일군(꾼)들이 후방물자를 마련해 건설자들을 고무해줬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당국은 모든 주민들이 버섯공장 건설에 자발적, 적극적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선전과 달리 대부분의 주민은 갖은 동원과 건설비용 강요로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