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지난 9월 ‘가을걷이 총동원령’이 내려와 40일간 협동농장 ‘추수 전투’에 동원된 데 이어 또 ‘가을철 국토관리 총동원’ 작업에 동원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촌지원 전투가 끝나기 바쁘게 지난달 초부터 또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이 진행되었다”면서 “주민들은 새벽 5시부터 2시간동안 강하천 정리 작업에 동원되고, 노동자들은 기업소가 맡은 물길공사와 도로공사, 강하천 제방 둑 공사장에 나갔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살얼음이 언 청진 수남천에 맨발로 들어가 쌓여있는 퇴적물을 삽과 양동이로 퍼내야 했다”면서 “도시 하수구에서 흘러나온 퇴적물 악취로 호흡조차 곤란한데 퇴적물을 등에 지고 직접 나르기도 해 녹초가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 수남천은 물이 적어 물 흐름이 거의 없고, 하수구에서 나온 오물이 쌓이면서 악취가 심하다. 이 때문에 수남천에 수성천 물을 끌어들이는 방대한 물길공사에 주민들이 동원돼 지난달은 ‘동원’ 사업이 끊이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북한은 해마다 10월을 ‘가을철 국토관리 총동원’ 기간으로 정하고 강하천 오물 제거와 제방 둑 공사, 도로건설과 나무 및 잔디심기 작업을 진행한다. 이 기간에 군(郡)과 구역 인민위원회가 책임지고, 인민반과 기업소별로 작업과제를 할당해 주면 각 급 학생들과 여성은 물론 공장기업소 노동자들까지 총동원 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당국은 ‘애국적 헌신노동’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한두 달 연속 진행되는 작업이다 보니 불참 세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제대로 동원되지 않는 세대는 해당 분주소(파출소)에 불려가고 인원파견에 불성실한 기업소 책임자는 검찰소 ’10일 영창법’을 적용해 구류장에 가두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찬물 속에 들어가 강바닥을 파고 쌓인 오물을 나르며 “말끝마다 ‘애국이요’ ‘헌신이요’ 하지만 일제 강점기 부역보다 더 심한 노역”이라고 말한다면서도 “나중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참가하는 수밖에 별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당과 경제기관 책임일꾼들 앞에서 발표한 김정은의 담화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의 요구에 맞게 국토관리 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데 대하여’를 강령적 노작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발표문에는 평양시를 혁명의 수도로 웅장 화려하고, 풍치 수려한 세계적인 도시로 훌륭히 꾸려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설비 장비도 없이 삽과 양동이 같이 모든 것을 인력으로 돌과 흙을 날라야 하기 때문에 제방 둑이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