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돌팔매 결국 아들 정은에게 돌아간다

북한 김정일이 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북한 주민으로부터 돌팔매 당하는 꿈을 꾼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이 말은 정 명예회장의 6남인 정몽준 대표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최근 언론에 공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김정일은 꿈에서 돌팔매를 얻어 맞은 대상으로 미국 사람, 남한 사람, 북한 주민을 꼽았다. 현재 북한을 통치하고 있는 독재자의 발언 치고는 매우 솔직하고 적나라하다. 자신을 향해 돌팔매를 할 수 있는 대상에 북한 주민을 포함시킨 것은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솔직히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정 전 대표는 김정일이 ‘어디 가면 주민들이 많이 나와 환영하지만, 실제로는 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정 명예회장이 자신의 소떼 방북을 도운 김정일에 대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꾸며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김정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1978년 납북된 영화감독 故신상옥 씨에게는 자신을 환영하는 군중들을 보면서 “나는 바보가 아니다. 이것은 거짓 쇼”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일은 광적인 이념가가 아니라 합리적인 현실주의자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김정일은 그에 대한 인민의 열광적인 반응이 위장된 충성이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며, 언젠가는 환호의 손길이 돌팔매질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정일이 인민의 돌팔매질을 걱정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인민들을 먹여 살리는데는 무능력하지만 자신의 독재를 유지하는 데는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주민들의 돌팔매를 막기 위해 개혁개방의 길을 가기 보다는 모든 기본권을 제약하고 북한 사회를 한 세기 후퇴시키는 길을 일관되게 선택해왔다. 이것이 김정일에게는 아침마다 삭스핀 요리를 가져다 주지만 주민들은 옥수수죽도 차리기 힘든 현실을 만들었다. 그는 여전히 폭압기구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마저도 안심이 되지 않아 선군정치라는 이름으로 북한식 군사독재통치까지 구현하고 있다.   


김일성이 생전에 한 연설에서 ‘위민’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이를 듣고 있던 김정일이 옆 자리에 앉은 황장엽 노동당 비서에게 “위민이 뭡니까? 인민은 무섭게 다뤄야 돼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인민관(人民觀)이 일순간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에게 인민은 언제든지 자신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평생 공포에 찌들어야 할 사람들에 불과한 모양이다.   


김정일은 그의 신적인 권위와 주민들의 복종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잘 알고 있다. 또 이러한 체제가 3대를 가기 위해 아들 김정은이 어떻게 통치해야 할지 멘토 구실도 톡톡이 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 시대에 접어든다 해도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오직 주민에 대한 무자비한 학대와 탄압이 계속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는 김정일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면서 그가 지도자로서의 안목과 식견은 물론 합리성과 추진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김대중은 “판단력과 식견을 갖춘 실용주의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결국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였다.  


김정일의 독재자로서의 타고난 감각과 추진력은 3대세습을 목전에 두게 했다. 그러나 그의 포악한 성격과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무신경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은 60년이 넘어가고 있다. 질긴 배고픔과 학대의 연속이다. 3대세습의 몸통인 김정일이 차라리 형편 없고 무능한 독재자였다면 주민들의 고통은 진작에 끝났을 텐데 말이다. 


3대세습을 눈 앞에 뒀다고 그것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오산이다. 아버지가 뿌린 업보를 아들 김정은이 거두게 될 것은 현 시점에서 보면 분명해 보인다. 결국 돌팔매는 아들의 것이 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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