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제재에 맞서 개성공단 등 남측 자산을 청산(몰수)하겠다고 일방 선언한 것과 관련, 개성 및 인접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날강도 같은 행위’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개성공단의 남측자산 몰수 관련 충격적인 소식에 가장 침통한 반응을 나타낸 것은 공단 종업원과 그 가족들”이라며 “위(당)에서는 이들의 사상 동요를 우려해 ‘곧 재개될 것’이라고 선전해 왔는데, 공식 몰수결정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속았다’며 거칠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신문·방송을 통해 ‘공단 및 남측자산 모두 청산한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우리(북한) 측의 일방적인 결정을 놓고 ‘날강도 같은 행위’라 비난한다”면서 “개성공단 근로자는 물론 타 지역 주민들도 당국의 이 같은 처사에 ‘그럴 줄 알았다’며 분개해 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은 북한의 공단 재개 선전을 현지근로자들에 의한 설비 손상, 파괴, 도난행위 등 혼란을 차단하기 위한 ‘속임수’였다고 보고 있다. ‘언제든 남측 인원을 모두 철수시키고 자체운영 준비를 갖출 데 대한 (김정은) 방침’이 오래 전부터 하달돼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개성시민은 물론 타 지역 주민들도 우리(북한)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와 재산몰수 행위에 대해 ‘이미 예견된 각본이었다’고 말한다”면서 “자기(북한 당국)가 먼저 남북 간 체결된 공약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몰수 처분한 사례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는 비판도 곳곳서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국의 조치가 알려지자 주민들은 ‘벌써 몇 번째냐’ ‘낯 뜨겁다’며 당국이 강행한 지난날 처사까지 거론하며 매우 망신스럽게 여긴다”면서 “대학생들 속에서는 이번 사건과 함께 2000년대부터 시작된 남측자산 동결 사실을 놓고 논쟁까지 벌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2003년, 무상 지원키로 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신포일대) 경수(원자)로 건설도 완공에 이르게 되자 중장비와 설비만 깡그리 압수하고 남측인원을 철수시켰다”면서 “같은 해 남측의 섬유, 신발, 비누 등 8000만 달러 분 경공업자재 지원 대신 아연 괴를 얼마간 주는 척 하다가 떼먹고 말았다”는 등의 사실도 화제에 올려 비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또 “이밖에도 금강산 관광지 공사 역시 남측이 건설했지만 ‘도적이 매 드는 격’으로 관광호텔을 비롯한 자산 모두 동결한 사실도 웬만한 주민은 다 알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은 걸핏하면 자기 것처럼 처분하는데 그래도 건설하고 투자하는 것을 보면서 주민들은 ‘남조선(한국) 사람들은 정말 선량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