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18일, 7차 당(黨) 대회 정신을 보위하고, 올해를 혁명의 최전성기로 빛내기 위한 자력자강, 만리마 속도 창조대전이었던 200일 전투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당 중앙위원회는 공업부문에서 200일 전투 목표를 119%로 넘쳐 수행하고 수천여 개의 기업소들이 연간계획을 기한 전에 초과 완수했다는 등 인민경제 각 분야에서 기적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조차 믿지 않을, 코웃음을 칠 거짓선전만 잔뜩 늘어놓은 것입니다.
알다시피 200일 전투는 7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을 위해서 북한 당국이 내놓은 것입니다. 전투를 통해 경제와 핵 무력 건설 병진노선 고수, 에네르기(에너지) 문제 해결, 인민경제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 정상화, 그리고 농업, 경공업 생산을 높여 인민생활을 높이겠다는 구상인데 전략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합니다. 자재도 전기도, 모든 것이 다 부족한 현실에서 200일동안 자강자력정신과 충정의 마음, 만리마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경제 사정이 당장 나아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단기간의 노력을 통해 만성적인 경제난을 극복한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습니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김정은 정권이 200일 전투를 조직한 이유는, 인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알다시피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 도발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대외 상황이 악화된 조건에서 내부 사정까지 나빠진다면 그야말로 큰일입니다. 인민들을 통제하기 위해선 명분이 필요합니다. 김정은은 늘 써먹었던 수법 그대로 한국과 미국이 곧 침략할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면서 통제를 강화했고, 70일 전투가 끝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00일 전투를 내밀어 주민들을 달달 볶았습니다.
문제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전투가 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당 중앙위원회는 이번 200일 전투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높은 고지를 확고히 점령할 수 있는 튼튼한 담보를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는데, 1년동안 담보를 갖췄다고 했으니 앞으로 4년간 어떤 전투를 내려먹일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경제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인민들에 대한 강제동원을 중단하고, 전투를 통해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버려야 합니다. 전투가 계속될 수록 민심은 나빠지고, 악화된 민심은 결국 김정은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