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김장철 앞두고 中서 배추·무 들여와…왜?

북한 일부 지역에서 올해 봄 가뭄과 비료 부족으로 채소 농사가 잘 되지 않아 겨울 김장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가물(가뭄)이 심해 벌레 먹은 배추, 무가 많아 먹을 만한 게 없다”면서 “겨울 김장철은 다가오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국경경비대와 짜고 경비대 군관(장교)들의 김장을 해결해준다는 약속을 하고 밤에 중국 쪽에서 배추와 무를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제는 하다하다 배추, 무까지 중국에서 들여와 먹어야 되는 형편이 됐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배추와 무와 같은 식물은 재배기술이 넘어갈 수 있고, 벌레로 인한 전염병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세관을 통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세관원이나, 방역 검사원들까지 채소를 밀수로 들여오고 있다. 


소식통은 “비료는 돈으로라도 살 수 있지만, 물을 주지 못하면 비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서 “가물 때문에 전기도 공급이 안 되니 양수기(물 펌프)는 있으나마나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 채소 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소식통은 “무는 1kg에 700원, 배추는 1kg에 1200~15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어 ‘배추 값이 금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초가을에 배추 1kg에 평균 1000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200원에서 많게는 500원까지 올랐다.


1가구당 5인 기준으로 겨울 김장을 준비하려면 평균 배추 500kg과 무 100~200kg 정도가 필요하다. 배추만 준비해도 75만 원 정도의 돈이 든다. 여기에 고춧가루, 마늘, 각종 조미료까지 구입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북한의 김장은 이듬해 봄까지 먹어야 하는 반년 양식이다. 주민들은 김장을 할 때 품앗이로 서로 돕고, 휴가를 내서 장시간 김장을 해야 한다. 또한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김장 전투’라고 부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