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53.여) 씨 총격 피살사건과 관련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아직 그런 소문을 들은 바 없다”면서도 “놀랍고 충격적이다”, “이번 사건으로 정세가 더 긴장될까봐 걱정 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데일리엔케이’는 금강산 피살사건과 관련해 16,17일 양일간 함경도, 양강도, 신의주 지역 내부 소식통들과 전화 연결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소문이 북한 내부에 퍼졌는지를 확인했다.
◆ 함경도 내부소식통 = 함경도 내부소식통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그런 일이 진짜 있었는가?”라고 되물으며 “여기서는 아직 그런 소문을 들어본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런 사실들은 위(당국)에서 주민들에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며 “그러나 요즘은 남쪽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여기도 곧 소문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에서 무슨 배짱으로 그러는지 알 수 없지만 괜히 그 일로 정세가 긴장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한 번씩 정세가 긴장되면 우리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요새 함경북도는 비사그루빠(비사회주의 그룹) 중간총화를 짓는다고 얼마나 복잡한지 모른다”면서 “이제 정세까지 더 복잡해지면 또 적위대 훈련에 반항공훈련까지 들볶겠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살겠냐? 제발 좀 편한 날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
◆ 양강도 내부소식통 =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피격 사건 소식을 듣고 “설마 가만있는 사람을 쏴 죽였겠냐”며 “그쪽(남한관광객)도 뭔가 잘못한 것이 있겠지”라는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대뜸 “아마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또 이명박을 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양강도 사람들은 다 이명박을 욕한다. 물론 위(당국)에서 많이 꾸며내서 이야기하겠지만 이전 대통령 때는 이렇게 시끄러운(복잡한) 일이 없지 않았냐”며 “주민들도 자꾸 욕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정도는 위의 말을 따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강도 소식통 역시 “지금 양강도에 국방위원회 검열이 나와 있는데, 이 사건 때문에 검열 기간만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냐”며 걱정을 했다.
그는 “위에서 사람들을 풀었다, 조였다 하면서 다스리고 있는데 이런 사건이 터지면 또 사람들을 못살게 조인다”면서 “제발 이번 사건으로 복잡한 일이 생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신의주 내부소식통 = 신의주 소식통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의 전말을 전해들은 그는 “진짜로 그냥 관광 온 사람을 쏘았는가”라고 물으며 “글쎄…이걸 주민들에게 교양이라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양을 한다면 또 안기부(현 국정원) 간첩 어쩌고 하며 교양판을 벌이겠지만, 어차피 주민들이 금강산으로 남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에 아무 관심도 없는 조건에서 이런 사건에 대해 굳이 말해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하지만 신의주는 중국과 무역을 하기 위해 왕래하는 장사꾼들이 많으니 소문이 금세 퍼질 것”이라며 “아마 이 소식을 들으면 주민들이 무척 충격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