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교양자료 “南, 말세기적 풍조로 썩고 부패”

▲ 최근 ‘자유북한방송’이 입수한 북한주민 내부 교양자료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교양자료에서 “굶주리고 헐벗은 남조선인민들”이라는 표현이 완전히 사라지고, 그 자리를 “반인민성과 말세기적(세기말적) 풍조로 썩어가고 있는 남조선”이라는 표현이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자유북한방송(FNK)’이 입수한 ‘남조선은 가장 반동적이고 부패한 사회이다’라는 제목의 북한주민 교양자료에는, 북한이 한국을 비판할 때 언제나 단골로 등장하던 표현인 “굶주리고 헐벗은 남조선인민들”이라는 표현 대신 “반인민성과 말세기적 풍조로 썩어가고 있는 남조선” “가장 부패하고 반동적인 남조선”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북한의 온갖 교양서적과 교양자료에는 청계천 다리 밑에서 쪽박을 들고 엉거주춤 걸어가는 남루한 차림의 “남조선 쪽박 여인”이 등장해 “굶주리고 헐벗은 남조선인민들”을 상징적으로 묘사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원조 식량이 장마당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한국의 발전상이 VCD를 통해 주민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전달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그런 구호로 한국을 비난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자료는 남조선의 역대정권이 “특등친미주구들의 정권”이라며 “지금 남조선에서는 미제침략군 놈들이 한해에 평균 1천여 건 이상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그중에는 길가는 남조선여성을 제놈들(미군)의 병영으로 끌어다가 옷을 벗기고 온몸에 뼁끼(페인트)칠을 하여 길거리에 내쫒는 천인공노할 만행도 있다”고 서술했다.

이어 “정치적 부패로 인한 남조선의 혼란과 무질서”도 강조되고 있다. 자료는 “남조선 감옥들에는 부정부패 정치인들이 차고 넘친다”며 “사기와 협잡, 허위와 기만이 남조선의 정치현실이고 남조선 통치배들은 부정부패의 왕초들”이라고 묘사했다.

FNK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연자료를 보내준 이길남(33살, 북한군 군관)씨가 ‘병사들에게 남조선의 부정부패에 대해 교육할 때마다 노동당 간부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생각이 자꾸만 겹쳐 말하기조차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2월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강연을 진행하던 중 ‘우리나라에서도 신문과 방송을 통해 간부들의 부정부패 현상을 폭로했으면 좋겠다’는 상급병사의 발언이 튀어나와 가슴이 철렁했다”는 이 씨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남조선의 경제적 예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빼지 않고 등장한다. 자료에는 “남조선 경제는 자금과 설비, 원료와 기술이 모두 미제와 일제를 비롯한 외국 독점 자본가들에게 매여 있기 때문에 아무런 자립성도 없다”고 강조하며 “제 것이란 하나도 없다보니 외국 자본가 놈들이 원료, 자재를 대주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망하고 만다”고 주장했다.

특히 “식당에 가면 타악기를 치는 젊은 악사들이 온몸에 얼룩얼룩한 색칠을 하고 야생적인 동물처럼 북을 두드려 댄다”며 “남조선의 이 같은 말세기적 생활풍조를 볼 때 남조선사회는 사람 못살 세상”이라는 것이 이 자료가 한국 사회를 묘사하고 있는 주요 시각이다.

이어 “우리는 남조선의 썩고 병든 사회에 비하여 수령, 당, 대중이 하나로 굳게 뭉쳐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서로 돕고 이끌며 화목하게 사는 우리식 사회주의제도가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을 가슴깊이 느껴야 한다”며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FNK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문건을 보고 있으면 ‘삶은 소대가리가 웃다 꾸러미 터진다’는 북한 속담이 떠오른다”며 “굶어죽는 우리식 사회주의가 좋다는 케케묵은 주장으로는 더 이상 저들의 처사가 통할 리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