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광복절에 ‘200일 전투’서 해방…“야유회 즐겨”

북한 당국이 ‘200일 전투’로 각종 동원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광복절(8·15)을 맞아 ‘오늘은 해방날’이라면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야 하지만, 이날만큼은 여름철 야유회를 즐기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은 명절 때마다 펼쳐지는 정치행사로 제대로 쉬지 못하지만, 8·15명절(광복절)만큼은 다르다”면서 “주민들은 이날을 (당국이) 선전하는 조국 해방이 아닌 ‘자신이 해방하는 날’이라며 가장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이) 이날을 수령님(김일성)에 의한 ‘조국해방의 날’이라고 선전하면서 강연회나 공연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실상을 깨달은 주민들에게는 이런 선전방법이 통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200일 전투’로 일요일 휴식마저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이날을 특히 고대해왔다”면서 “때문에 8·15명절 전야부터 ‘드디어 해방 날이 왔다’며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강변과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인파와 자동차, 자전거들로 한적했던 도로가 붐비고 있다”면서 “장거리 여행이 어려운 노인들은 동네 공터와 주변공원들에 모여 춤과 노래로 흥을 돋우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예전에는 국가 ‘공급’에 따라 명절 분위기가 좌우됐지만, 시장화가 진전된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바뀌어 자체로 해결하고 있다. 명절 휴식을 위해 돈을 모아 찹쌀·육류·과일 등을 구입한 다음 아침부터 술과 불고기를 먹으며 즐겁게 보낸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날 하루 만이라도 배불리 먹고 마음껏 놀아야 한다’며 이른 아침부터 들썩인다”면서 “살림살이가 넉넉한 집들을 중심으로 쿵쿵대며 떡을 치는 소리와 지지고 볶는 구수한 음식 냄새로 동네마다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국의 공장기업소 노동자와 학생들은 물론 가두여성(가정주부)들까지 ‘8·15명절만은 만사를 제쳐놓고 뜻 깊게 보내야 한다’며 한 달 전부터 벼르기도 했다”면서 “기관기업소들에서는 돈을 걷어 명절야유회 준비를 하는가 하면 가족들도 친척들과 함께 들놀이 준비를 갖췄던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