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南 드라마·영화보며 서울말씨 따라한다”

▲ 요즘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너나 잘하세요’ 대사를 따라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남한의 드라마·영화 CD가 북한에 유포되며 남한 사회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통일연구원 임순희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최근 북한 주민의 인식변화와 남한 문화 확산 실태’라는 제목의 온라인 보고서를 통해 “식량난 이후 빈도가 높아진 북한 주민들의 중국 왕래는 남한 사회와 주민들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에 주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잡지, 신문 등 간행물을 통해 보면 남한 실상 관련 내용들이 상당 부분 왜곡되어 있으며 대체적으로 비난조의 글”이라며 “남한의 경제사회 및 주민생활을 비참한 상황이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조선 인민’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흠모, 숭배하고 있다고 주민들을 각인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량 구입을 위한 불법 도강(渡江)이나 친척방문, 또는 외화벌이나 밀무역 등으로 중국을 왕래한 북한 주민들은 남한 텔레비전 방송, 남한 가요 테이프와 영화 CD 중국 내 친척·친지, 남한을 다녀온 조선족 등을 통해 남한 실상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남한에 입국한 가족·친척 등과의 전화통화로 남한의 경제 실상을 알게 되면서 남한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남한 사회와 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어 갔다는 것.

임 연구위원은 또 “북한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인식변화는 옷, 화장품, 가전제품 등 남한 상품에 대한 선호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며 “남한 상품은 단속 대상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팔기는 힘들어 상표를 떼고 ‘아랫마을’ ‘아랫동네’라는 은어로 남한산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중국 사람으로부터 중고 옷을 받아 장사를 했던 한 새터민 여성에 따르면 남한 상표 부착 여부에 따라 옷 가격에 차이가 나므로 상표를 붙인 채 비싼 값에 팔기도 한다”며 “북한 부유층들 사이에서는 남한산 가전제품의 선호도가 높다고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1980년대 북한 주민들 사이에 남한 대중가요와 디스코 음악이 유행한 이래 최근 들어서는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남한 드라마와 영화 CD, 또는 비디오 테이프 등이 주민들 사이에서 드물지 않게 유통되고 있다”고 임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불법 CD는) 중앙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단속함에도 불구하고 국경연선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유통되고 있다”며 “남한 드라마와 영화는 어른들 뿐 아니라 10대 청소년들도 좋아하는데, 이들은 드라마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거나 서울 말씨를 따라하며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을 모방하고 흉내내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도 남한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면서 “여성들은 머리모양과 옷차림에 관심을 갖으며 이러한 현상은 돈있고 권력있는 간부층을 중심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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