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국경지역 주민들이 중국 옌벤텔레비죤방송국을 통해 남측 18대 대선 개표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해 박근혜 후보의 당선 사실이 북한 내부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함경북도 국경 지역 주민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북한 당국의 단속을 피해 남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가부장적인 문화가 팽배한 북한 사회에서 여성이 대통령이 됐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일반 방송 전파가 북한 국경지역에까지 다다르기 때문에 주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북한제 TV로도 중국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선거전을 벌인다는 것을 노동신문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감히 여자가 대통령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으며, 이 소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조선(북한)에서 인터넷이나 외부 소식을 알 수 있는 매체들이 없기 때문에 입소문은 가장 빠르며 파급력이 있는 ‘정보 전달 통로’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2002년 5월 김정일과 함께 찍은 사진이 노동신문에 소개됐던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돼 주민들이 이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민주주의를 말살한 독재자의 딸(박근혜)에 대해 절대다수의 아랫동네(한국)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어떻게 당선됐냐고 말하는 주민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위쪽(당국)의 선전이 거짓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에 당선됐겠는냐는 반응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의주 소식통도 이날 “어젯밤 중국 관영 방송 CCTV를 시청한 일부 주민들을 통해 박근혜 당선 소식이 신의주 지역에서 퍼지고 있다”면서 “노동신문에서도 박근혜라는 이름이 계속해서 거론되자, 주민들 사이에선 ‘보통 인물은 아닌 것 같다’는 소문이 그동안 있어 왔다”고 말했다.
남측의 여성 대통령 탄생은 남존여비 성향이 강한 북한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소식통은 내다봤다. 북한 주민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여성 대통령 탄생은 한국 사회에 대한 관심과 동경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