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에 ‘메리 크리스마스!’…애기봉 등탑 점등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해발 165m) 등탑이 2년 만에 점등됐다. 북한의 타격 위협과 주민들의 반발로 2년 동안 점등돼 오지 않다가 최근 기독교 단체들의 점등 요청에 국방부가 허용함에 따라 점등됐다.


북한이 애기봉 등탑 점등에 대해 직접 타격 위협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온 이유는 화려한 성탄트리 모양의 대형 등탑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대북전단과 같은 심리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영등포교회와 탈북난민북한구원한국교회연합 등 기독교 단체는 성탄절을 앞둔 22일 오후 6시께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에서 등탑 점등행사를 열었다. 점등식에는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신신묵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회장 등을 비롯한 100여명의 신도가 참석했다.


신도들은 기도를 한 뒤 ‘거룩한 밤 고요한 밤’과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찬송가를 불렀다. 이후 성탄 트리 모양의 30m 높이 등탑은 빨강, 파랑, 초록, 노랑 등의 LED(발광다이오드) 전구 3만개가 달려 불을 밝혔다. 등탑 꼭대기에는 ‘온누리에 평화’라는 글자를 새긴 간판이 설치됐다.


경기도 김포시 소재 애기봉은 군사분계선(MDL)과 불과 600m 떨어져 있어 북한 주민들이 30m 높이의 등탑 불빛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북한은 그동안 ‘괴뢰들의 반공화국 심리전’이라며 애기봉 등탑 점등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병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소방차 1대를 애기봉 인근에 비상대기시켰다. 합참은 점등 후 군사 점검 차원에서 1차례 잠시 소등했다가 다시 불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이상 동향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954년에 시작된 애기봉 점등식은 2004년 6월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키로 한 2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재개된 바 있다.


한편, 등탑 행사에 앞서 대북전단 살포·애기봉 등탑 반대 김포대책위원회 회원 10여명은 트랙터 2대로 행사장 입구를 막아섰고 교회 신도들이 탄 버스를 저지했다. 대책위 회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애기봉 등탑 점등으로 인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점등 기간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성탄 트리가 아니라 전쟁 등탑”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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