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적산전력계 설치 김정은 지시 사실상 거부…왜?

북한 당국이 전 가구를 대상으로 적산전력계(積算電力計) 설치를 강요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적산전력계 설치로 일방적으로 전기사용료를 걷어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을 나오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봄 적산전력계를 새로 설치하라는 지시가 내렸었는데 평양은 물론 지방 도시들에서도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인민반장들이 수차례 (김정은) 지시 전달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 수년간 자체로 설치한 태양열광판으로 전기를 보고 있는데 왜 우리가 국가에 전기세를 내야 하나”라고 반발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는 자체 설치한 태양열광판으로 생산된 전기마저 ‘적산전력계’를 통해 전기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다. 이에 대해 양강도 소식통은 “요즈음 내가 벌어 내가 사는 세월이다”  “햇빛판을 통한 전기까지 돈을 내라는 건 부당세금 징수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주민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양강도에서는 올해 여름에도 전기절약과 관련하여 낭비현상을 없앨 데 대한 강연자료도 배포, 주민들에게 카드식 적산전력계를 구입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적산전력계 자체가 고가의 물건(북한 돈 24만 원, 30달러(설치비 포함))이고, 흉년과 경제봉쇄 등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탓인지 실천하는 주민들이 드물다”고 덧붙였다.

특히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력 부분에서 일하는 한 간부는 “적산전력계도 원래는 (국가에서) 공급해주는 것이 원칙인데 개인들에게 부담시키니 누가 발 벗고 지시 관철을 하겠나”라고 말했다는 것.

이 같은 반응은 중앙 공급 체계가 무너진 1990년대 중반 대량 아사 시기(고난의 행군) 이후 축적됐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는 주민들이 북한식 조직 및 통제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개인주의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 당국의 선전선동도 제대로 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북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석탄이 화력발전소들에 공급되면서 전력 공급이 다소 개선됐지만, 이를 당국의 공으로 받아들이는 주민들은 소수다.

소식통 “주민들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을 때도 전기세를 걷어갔는데 공급이 그나마 되고 있는 지금은 더 말할 여지가 없이 닦달할 것’이라고 말한다”며 “위(당국)에선 낯내기(생색)에 신바람이 난 모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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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