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올림픽서 자국 선수 질 경우 어떤 반응?

전 세계인의 축제 ‘2016 리우하계올림픽’의 열기가 뜨겁다. ‘Live your passion(열정적으로 살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린 이번 올림픽에서는 206개국, 1만 900여 명의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4년간의 노력을 응원하기 위해 시차 때문에 밤을 새서 손에 땀을 쥐는 응원을 펼친다. 또한 선수들이 메달을 손에 거머쥘 때마다 환호성을 하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누리기도 한다.

국제적으로 고립돼있는 북한도 이번 올림픽에 ‘금메달 5개’의 목표를 내걸고, 역도·탁구·레슬링·양궁 등 9개 종목에 출전했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 주민들은 이런 올림픽을 어떻게 시청하고 있고, 또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탈북민들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경기의 ‘생생한 중계영상’을 볼 수 없다. 당국은 조선중앙TV을 통해 경기영상을 녹화해 편집해서 내보내기 때문. 그럼에도 스포츠에 관심 있는 몇몇 주민들은 경기를 보기 위해 애쓴다. 전기가 잘 안 들어오는 것을 감안해, 배터리를 충전해서 TV를 보는 집에 찾아가 함께 시청을 한다.

탈북민 윤철호(가명) 씨는 “평양에서나 지방에서나 기본적으로 조선중앙방송에서만 올림픽 중계영상을 볼 수 있다”면서 “대부분 집에 전기가 잘 안 들어오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해 TV를 보는 집에 다 같이 모여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윤 씨는 “사람들이 모여서 본다고 해서 특별히 선수들을 함께 응원하지는 않는다”면서 “주로 체육에 관심 있는 남성들이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북한) 선수들을 비교하는 등 이야기를 나누며 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국경지역 군대에서 올림픽 경기를 시청했다는 또 다른 탈북민 김진호(가명) 씨는 “군대서도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해 TV에 연결해서 봤었다”면서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모습, 혹은 외적인 모습들을 통해 그 나라의 발전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그래도 국제무대에서 경기를 하는 북한 선수들을 보면서 못살아도 잘 뛴다는 긍지심을 갖고 본다”면서 “선수들이 경기에서 지면 ‘못 먹어서 힘이 없어 그렇다’, ‘체육 하는 사람들은 좀 잘 먹이지’라는 이야기도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김정일 시대까지는 북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경기장면만 보여줘 왔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들어서면서부터 경기에서 지는 모습 혹은 북한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북한과 우호적인 국가들의 경기도 보여줬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탈북민 정진철(가명) 씨는 “김정일 시대 때는 북한 선수들이 지는 경기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았지만, 김정은 체제 때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축구경기에서 2대1로 지거나, 권투 경기에서도 북한 선수가 진 모습도 그대로 방송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경기에 북한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더라도 북한과 중립·우호국들의 경기장면도 보여줬다”면서 “이 같은 모습을 통해 김정은은 아버지와 다르게 개방적이라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선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씨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통신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국가들의 국기와 선수들을 보여주는 개막식이나 폐막식 장면도 빠르게 보여준다.

정 씨는 “중앙방송도 개막식이나 폐막식은 일부 빠르게 보여준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대체로 안 보여주고, 특히 태극기는 절대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 중에서는 태극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에서 메달수여식 때 북한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한국선수가 은·동메달을 딸 경우, 국기가 같이 게양될 때 어쩔 수 없이 보여주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탈북민들은 북한의 젊은층들은 당국이 조선중앙TV을 통해 보여주는 국제경기를 시청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노트텔을 통해 외부 영상을 많이 접한 이들은 당국이 편집해서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그들에게도 예외는 있다. 바로 ‘한국 경기’를 시청할 때다. 김 씨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는 북한 선수들의 경기보다도 조금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김연아 선수에 대해 아는 것만 봐도 젊은 세대들이 한국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