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사사(私事)여행 나간 일부 북한 주민들이 현지에서 대여섯 명이 한 조를 이뤄 조합 형태의 회사를 차려 경제활동을 하는 등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신의주 세관을 통해 단둥(丹東)으로 나온 (북한) 사사여행자들이 시장경제를 배우고 싶어 한다”면서 “5, 6명이 한 조가 돼 자체 회사를 만들어 비합법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해보다) 사사여행자들이 대폭 줄어든 것도 변화된 현실이지만 친척들이 주는 돈으로 만족하던 기존 생각이 최근에는 많이 변했다”면서 “이들은 돈을 버는 것보다, 돈 버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진짜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 중국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이해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권력층과 무역일꾼들이 북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돈을 가지고 있는 상인들은 자기 돈을 투자해도 중국과 직접 무역을 할 있는 ‘와크'(무역허가증)를 가질 수 없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외화벌이 무역회사에서 수입하는 상품 중계인 역할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시장경제 시스템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사사여행이 가능한 중국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사사여행자들이 국내정보 유출과 외부정보 유입의 근원지라고 판단해 사사여행자 비율을 줄이고 이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양을 강화하고 있어 비자 발급 비용도 올랐다. 소식통에 따르면 외사과(국가보위부 반탐과 소속)에서 비자 발급 비용이 지난해 500달러에서 최근에는 1000달러까지 상승했다.
소식통은 “1000달러를 내고 중국에 나온 사사여행자들은 직접 시장경영을 해보면서 1인당 ‘1만 달러 벌기’를 목표로 한다”면서 “5, 6명 정도가 조합 형태의 회사를 꾸려 북중세관을 통해 옷과 같은 공업품을 유통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각자 2000위안(元) 정도의 자본을 투자해 1만 위안을 만들어 사장과 회계 담당자까지 고용해 일명 ‘애국 회사’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리고 있다. 이들은 중국 상품을 세관 서비차를 이용해 북한에 넘겨 이윤을 남기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중국말도 서툴러 선양(瀋陽) 등의 시장에서 상품 살 때 사기를 당하기도 하지만 시장경험도 쌓고 유통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성과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사사여행자들도 선양, 단둥 등에서 제과나 아이스크림 등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월 평균 2000위안을 들여 학원을 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특히 “안마를 배워 북한시장에 도입하겠다는 사사여행자들이 많다”면서 “약이 없는 북한에서 안마로 치료를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어 관련 기계를 가지고 돌아가는 여행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