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젊은층, 기기 활용한 정보 공유에 앞장…“보안원도 두손”



▲북한 스마트폰 ‘아리랑 151’에 설치된 ‘정보기술용어사전’ 앱이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진행 : 북한에서도 정보화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신기기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주민들의 생활문화가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80·90 젊은 세대들이 이런 추세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설송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설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폐쇄적인 북한사회도 자본주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셉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손전화(핸드폰)를 비롯한 여러 기기들이 한몫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급격히 확산되는 최신 기기를 통해 80‧90년대 태어난 젊은 세대들이 변화를 주도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전문적인 반도체 기기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스스로 탐구하고 최신 기기를 빠르게 습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당국의 통제에도 적절히 대처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진행 : 사실 북한은 시작 시점이 많이 늦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야 손전화 사용이 확산됐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원시적인 통신 사회였던 북한이 기기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이 놀랍기도 합니다.

기자 : 막대기폰(폴더폰)이 시장에 처음 출시됐을 때 신기함 그 자체였습니다. 길을 걸어가면서 누군가와 손전화로 소통한다는 게 ‘장님이 눈을 뜬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사실 북한에선 2000년대 중반만 해도 급한 용무가 있으면 직접 찾아가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북한 살림집(주택) 출입문은 대부분 도적을 막기 위한 두꺼운 철문이기 때문에 두드리는 소리도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이제 잘 찾아볼 수 없게 된 겁니다. 

전기의 문명을 처음 접했던 시대와 비슷할 것 같은데요. 손전화가 등장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문화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변했습니다. 우선 손 편지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편배달원도 사라졌는데요. 손전화 문자로 천리 밖에서도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주민들 간의 네트워크는 한 단계 발전했다고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사회로 발전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원래 이런 식의 정보화 흐름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어떤 양태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 북한에서도 타치폰(스마트폰)이 등장했고, 이에 따라 드라마나 각종 정보 공유가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막대기폰만 있었을 때에는 소통을 통한 정보 공유 수준에 그쳤다면 타치폰을 통해서는 파일 공유를 통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북한 당국도 이 같은 흐름에 한몫했다는 점입니다. 돈벌이를 위해 타치폰을 적극적으로 판매했고, 노동신문, 과학 기술자료, 고전소설 등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앱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주민들의 정보 욕구가 자연히 확산됐다고 보여집니다.

진행 : 좀 전에 북한 주민들이 파일 공유를 통해 소통을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주로 어떤 방식을 쓰는 건가요?

기자 : 타치폰이 등장하면서 작고 가벼운 SD 카드도 동시에 부상했습니다. 방대한 세계 정보를 담은 SD 카드가 시장 상품으로 등장한 것이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USB 메모리는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고, SD 카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건데요. 그러니까 TV, 노트텔, 노트북, 핸드폰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겁니다. 또한 크기가 손톱보다 작기 때문에 단속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리더기가 새롭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또한 리더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금은 USB 메모리에도 SD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상품도 판매된다고 합니다.

진행 : 북한에서도 리더기가 시장에서도 판매되고 있다니 흥미롭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기자 : 지금 메모리를 직접 사용하는 젊은 세대들은 드뭅니다. 기본 SD 카드를 사용하는데 리더기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서 리더기도 메모리보다 더 작은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모든 기기는 단속대상이니까요. 하물며 액정TV까지도 태양전지판으로 볼 수 있도록 작은 제품이 나오는 시대입니다.

이처럼 기기를 통한 정보 활용에는 특히 80‧90년대 태어난 세대가 특기를 보이는데요. 이들은 진취적이고 탐구심이 강해 기기를 통해 알고 싶은 정보를 본인이 먼저 파헤쳐서 그걸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있는 겁니다. 일반 상인들은 장사를 위해 손전화를 구입하지만 이들은 정보를 얻기 위한 의도로 타치폰에 관심을 가집니다. 손전화에 SD 카드를 끼워 밤새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각종 자료를 통해 세계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진행 : 이건 단속 대상 아닌가요? 만약 발각되면 엄청난 고초를 당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 보안원(경찰)들조차도 이들의 기기활용 솜씨에 두 손을 드는 정도라고 합니다. 보안문제 때문에 다 말씀드릴 수 없다는 게 좀 아쉬운데요. 암튼 이들은 혹시 손전화가 없다면 노트텔은 소유하고 있는데, 노트텔을 밤새 배 위에 올려놓고 SD 카드를 이용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진행 : 역시 북한에서도 젊은 세대들이 기기활용에 빠르게 대응하는군요. 방금 전에 SD 카드가 시장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셨는데, 공식적으로 팔 수 있는 건가요?

기자 : 그건 아닙니다. 메모리는 괜찮지만 SD 카드는 시장 매대에서 내놓고 팔지 못합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해외문물을 전파하는 수단인 겁니다. 실제로 SD 카드를 판매하는 상인들은 한국 드라마를 넣어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진행 : 그렇다면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 4기가(G)는 흔하고, 8기가는 비싸면서도 구매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주민들은 SD카드를 정품(正品)과 질이 좋지 않은 8‧3제품으로 분류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이나 일본 제품을 정품, 중국에서 생산된 건 8‧3제품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중국산은 드라마를 3번만 잡았다 지우면, 열이 나면서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산은 열 번 잡았다 지워도 이상이 없어 인기를 끌고 있는 겁니다. 북한 평성 지역에서 중국산은 5위안(元, 약 830원), 한국산은 35위안(약 58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