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체 아닌 김정은 겨냥 선별적 경제제재가 효과적”



▲ 14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통일부가 주최하고 북한연구학회,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통합적 접근’을 주제로 한 ‘한반도국제포럼 2016’에서 홍용표(왼쪽 네번째)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김성환 데일리NK 기자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도발을 주동하는 김정은 체제와 아무런 잘못이 없는 주민 간 분리전략을 바탕으로 보다 내밀히 전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태희 연세대학교 교수는 14일 ‘한반도국제포럼 2016(통일부 주최, 북한연구학회·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공동주관)’에 참석, ‘북한의 변화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한 발표문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제재의 비용을 전가하는 포괄적 제재는 정보가 차단되어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 오히려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황 교수는 이어 “(북한을 전체 제재하는 게 아닌) 김정은 정권이 보유하고 있는 통치자금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금융제재를 가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면서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2005년 1월 밝힌 것처럼, 북한이 ‘달’에 계좌를 연다고 해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의지를 실제로 드러내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별적 금융제재를 통한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을 전 방위로 차단하고 한반도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라면서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 대한 금융제재를 예로 들었다. 당시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던 마카오의 BDA를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했고, 이 은행에 예치돼 있던 북한 김정일 통치자금 2500만 달러 가량이 동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황 교수는 “미국의 BDA 제재는 북한 정권의 비밀통치자금을 정조준 하여 동결시키는 데 성공했고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북한 김계관의 협상을 통해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상황에서도 BDA 제재의 성공 요인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BDA 제재와 같은 정치엘리트의 금융거래에 집중한 선별적 제재의 유용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포럼에선 대북 ‘경제적 제재’에 얽매이는 게 아닌 북한 변화를 위한 총체적 접근방식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루안 종저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사상 최대의 제재가 가해진 이후에도 북한은 2016년 9월 핵실험을 강행했다”면서 “이는 경제적 재재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의 진전을 방지하지 못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루안 부 소장은 “제재와 군사적 압박에 대한 맹목적 신뢰는 한반도 미래에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면적 접근이 필요하다. 비핵화·대화·협력 강조를 통해 평화·출구·호혜적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도 현재의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도 남북 간 평화 공존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민족적 과제라고 전제한 후 “당면해서 전면적인 대북압박은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대북 관여 옵션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류 전 장관은 “지난 20여 년간 일방적인 압박, 그리고 일방적인 관여만으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핵무장을 향해 폭주하는 있는 현 시점에서도 강력한 대북제재와 함께, 북한에 대한 제한적 관여 또는 상황에 따라 전면적 관여 정책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7번째로 열린 ‘한반도 국제포럼’은 주요국 전·현직 관료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반도 통일과 북핵 문제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다. 통일부는 포럼 이틀째인 15일에는 ▲북한연구의 새로운 경향 ▲통일준비를 위한 법과 제도적 접근 ▲북한 주민의 삶과 북한사회 등을 주제로 한 ‘통일·북한 학술대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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