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김정은은 김일성 출생 100년 기념 열병식 공식 연설에서 인민군 육해공군을 호명한 다음 전략로켓트군을 따로 언급했다. 북한 내외 매체에서도 인민군 장병과 별도로 전략로켓트군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 서두에서 “영용한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및 전략로켓트군 장병들과 조선인민 내무군 장병들,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 대원들”을 먼저 호명했다.
김정은은 조선인민군 육해공군과 전략로켓트군을 분리했다. 전략로켓트군은 북한의 장단거리 미사일 부대를 통칭한 개념이다. 이 밖에 조선인민내무군은 국경경비대와 경찰 병력 등을 통칭한 것이고,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는 전시를 대빈한 민간 예비전력이다.
이에 대해 정보 당국은 격려 차원의 발언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북한 로켓 부대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이 향후 로켓부대 전력 강화를 예고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단순히 광명성3호 발사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는 차원이 아니라 미사일을 전담하는 별도의 전략로켓트군 창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부대에서 지난해 10월까지 근무했던 소식통은 “북한군에서 로켓을 전담했던 부대는 단거리로켓, 중장거리로켓 등 2개 군단 규모로 존재해왔다”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민무력부 내 포사령부 소속이었다”고 말했다. 포사령부 내에서 8, 9훈련소 또는 101, 102지도국 등의 명칭을 사용했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 출범 직후에 군 개편 과정에서 전략로켓트군을 새로 창설했을 가능성이 있다. 소식통은 “포사령부에 소속됐던 로켓 군단들만 따로 때내 국방위원회가 직접 관장하는 부대로 승격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포사령부 내에 자주포, 방사포를 포함한 일체의 포무력 담당 부대에 로켓군단이 포함돼 있었지만 현재는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
김정은이 전략로켓트군의 존재를 알린 이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새로운 미사일이 선보였다. 군 소식통은 “이 미사일은 직경 2m, 길이 18m 이상으로, 사거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3천~4천여㎞)보다 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략로켓트군 등장은 북한이 앞으로 로켓 성능 개량 및 ICBM 개발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ICBM 기술이 미국의 본토를 타격하기에는 아직 기술적으로 대기권 재진입 및 목표 유도 기술 등에서 미비한 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주력한다면 추가적인 로켓 발사시험 주기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17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의장성명의 반발하는 성명을 통해 “자주적인 우주이용권리를 계속 행사해 나갈 것”이라며 “정지위성을 포함해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각종 실용위성들을 계속 쏴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