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對)이란 및 북한 경제제재를 주도해온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이 사임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백악관은 레비의 후임으로 그의 오랜 동료인 데이비드 코언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보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레비 차관은 로버트 아인혼 대북·대이란 제재조정관과 함께 북한이 아파하는 곳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대북한 저승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금융·경제제재를 활용해 미국이 대 이란, 북한 등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레비 차관은 WSJ에 “사직서가 백악관에 오늘(24일) 도착할 것”이라며 “향후 거취를 결정할 때까지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예정으로 앞으로 한 달 동안 재무부에서 더 근무한 뒤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스튜어트가 (오바마 행정부에) 합류할 당시 그는 6개월간 머무르기로 했는데 벌써 2년이 지났다”면서 “이는 정책이나 대통령의 정책을 수행하는 능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정책상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에서 활동한 이후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유임된 레비 차관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의 적대국들에 대한 경제제재 도입을 주도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05년 김정일 통치자금을 겨냥,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계좌 동결을 전담해 북한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면서 주목 받았다.
일각에선 레비 차관의 사임으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정책적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아인혼 조종관과 레비 차관과 콤비를 이뤘던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건재하고 그와 함께 활동해 온 데이비드 코언 테러·금융정보담당이 후임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