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대장에서 상장(별 3개)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조선중앙TV가 4일 오후 8시께 방영한 김정은을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후보자로 추대하는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 선거자대회 영상에서 장 인민무력부장은 상장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인민무력부장은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자리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4군단장 출신 김격식에서 지난해 5월 장정남으로 교체된 바 있다. 장 인민무력부장은 올해 1월 1일 김정은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당시엔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어 계급 강등은 올해 들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장 인민무력부장은 지난해 8월 25일 김정은이 주재했던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대장으로 한 계급 승진 후 6개월도 안 돼 다시 상장으로 내려앉게 됐다. 또한 이날 행사 영상에서 렴철성 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도 중장(별 2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군 수뇌부들의 교체 및 계급 강등과 복권이 빈번히 이뤄지고 있어 이들이 다시 복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에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계급은 차수->대장->차수를 거쳤으며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대장->중장->대장으로 강등 후 다시 복권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지난해 장성택 처형 이후 파워가 강대해 질 수 있는 군부에 대한 길들이기 차원으로 강등을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잦은 계급 강등은 자신의 리더십을 대내외에 선전하면서도 충성심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내포돼 있다고 관측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5일 데일리NK에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계급 강등은 장성택 처형 이후에 어수선한 군부의 분위기를 추스르고 충성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군부의 파워가 비대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김정은은 이런 강등을 통해 ‘군부 최고 직위도 언제든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것을 내부에 보여줌으로써 충성을 바쳐야 한다는 점을 암시적으로 보여주려고 했을 것”이라면서 “‘장 처형’ 이후 자신의 리더십이 건재하다는 점을 외부에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다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군 수뇌부의 빈번한 계급 변화는 군 간부들의 지위가 약화되어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 간부들은 김정은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며 충성경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