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자료 반입 규정…현실과 많은 괴리

최근 아리랑 공연 관람 및 평양 관광 등 목적으로 북한을 다녀오는 방북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세관에서는 방북자들이 들여오는 북한 서적 및 영상물을 단속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반입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관련 규정을 들어 북한 물품을 반입을 막으려는 세관 직원과 무작위 검색 및 물품 유치에 항의하는 방북자들 사이에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세관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일부가 고시한 ‘남북한왕래자의 휴대금지품 및 처리 방법’에 따르면 반입 승인을 받지 않고도 아리랑 공연 녹화물과 북한 서적을 들여올 수 있는 ‘맹점’이 있다.

방북자 개인이 촬영한 녹화물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방북자가 아리랑 관람 기념으로 공연 실황을 캠코더로 모두 녹화해서 반입하더라도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아리랑 공연 CD를 세관에 유치 당했던 한 방북자는 공항 세관이 아리랑 공연 녹화 CD를 유치하고 있는 조치와 관련, “캠코더로 공연을 촬영해서 들여온 사람은 아무런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항의했다.

왜 그럴까. 현행 고시에 따르면 ‘국헌을 문란하게 하거나 국가안보.공안 또는 풍속을 해할 도서.간행물.영화.음반.조각물 기타 이에 준하는 물품’은 승인없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이 조항은 북한에서 생산된 물품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해 단속 명분이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르면 방북자가 남쪽에서는 특수자료로 분류된 김일성 회고록을 카메라로 촬영해 들어오더라도 막을 근거가 없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세관측의 한 직원도 “내용을 확인하고 테이프를 유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의미가 모호한 조항의 해석은 우리의 권한 밖이고 다른 부처에 문의하는 것이 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부는 세관에 유치된 물품들은 현행 법령에 따라 사후 승인을 받으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개 관광을 겸해 북한을 방문하는 방북자들이 북한에서 사올 기념품이나 물품의 종류를 파악해서 사전에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데다 특수자료로 분류된 서적 및 영상물은 정부에서 사실상 취급 인가를 받은 기관 및 연구소 혹은 업체 등에 소속된 경우에만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는 특수자료 취급지침에 따라 올해 4월 남쪽의 평화문제연구소가 북쪽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와 6년의 공동작업 끝에 펴낸 ’조선향토대백과’를 특수자료로 분류하고 일반 판매를 금지했다.

민속학자로 잘 알려진 주강현 박사도 지난 10일 연구에 참고할 자료로 북한에서 구입한 ’조선의 민속놀이’ 비디오 테이프 2개를 세관에 유치 당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지침을 적용한다면 남북이 공동으로 편찬을 추진 중인 ‘겨레말큰사전’도 완간이 되더라도 특수자료로 분류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최근 북한 뉴스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되거나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북한 자료의 반입 관련 규정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민원 소지만 만들어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관에서 방북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남북왕래자 휴대품 신고서’도 “관계기관의 허가 또는 추천을 받지 못하면 재방북시 반송할 수 있다”고만 돼 있을 뿐 사후 반입 승인을 밟아 돌려받을 수 있는 절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

세관측은 이와 관련, “앞으로 북한 방문 여행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통관 단계에서 민원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행객들이 공항 도착 전 다양한 형태로 반입 승인 절차를 얻도록 해당 부처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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